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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원석 Jun 06. 2022

출퇴근길 휴대폰 좀비가 되지 않는 방법

이제는 소비 말고 생산을 할 때

한주임은 출퇴근 시간 얼마나 걸려?


직장에 다니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비단 직장에서 뿐 아니라, 사람들을 처음에 만날 때 무슨 일을 한다-라고 상호 간에 으레 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직장 위치는 어딘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묻곤 한다.


작년에야 30분 정도 위치한 거리에 회사가 위치했기에,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이동으로 편도 1시간이 넘게 걸리게 되었다. 그뿐 만이랴, 환승 2번에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옥철이다. 


6개월 정도 출퇴근을 했지만 아직도 익숙해졌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뒤꿈치로 밀면서 들어가는 지하철, 겨울엔 다들 두꺼운 옷을 입어 후끈해지는 열차 안, 여름엔 살결이 부딪히는 찝찝함.. 다들 예민해져서 정작 나까지도 예민해지는 기분이다.


이렇다 보니 내가 자연스럽게 찾은 도피처는 바로 '휴대폰'이었다. 아침에는 출근길이니까, 차라리 영상이라도 보면 잠이 깨니까..라는 모종의 이유로, 퇴근길에는 힘든 나에게 잠시나마 주는 휴식으로.. 틈틈이 환승역에서도 휴대폰을 보면서 가면, 영화 한 편은 하루에 다 볼 수 있는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주말까지 반납하면 한국 드라마 하나 정도는 일주일 만에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마음 한 편으로 불편함이 들었다. 나도 역시나 휴대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문득 들었다. (물론 휴대폰 하는 사람들을 낮게 평가하는 건 아니다.) 뭔가 이 시간에도 양질의 무언가를 하면 좀 더 뜻깊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시간을 내가 버리고 있는 듯해서 들었던 감정이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은 얼마나 될까?


출퇴근 시간이 하루 2시간 30분. 일주일에 12시간 30분. 1개월에는 50시간이나 되었다!








백날 자기 계발 책을 읽어봤자, 실천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시간이 없다고, 회사가 멀다고 마냥 툴툴거릴 게 아니라 내가 내 시간을 잘 쪼개서 써야만 했다. 그래서 ott에서 드라마, 영화 보기와 유튜브에서 아이돌 영상 보는 걸 말고 좀 더 생산적인 걸 하기로 다짐했다. 이렇다 보니 3가지가 나왔다.


1. 종이책 읽기
2. 글 쓰기
3. 공부하기


1. 종이책 읽기(휴대폰으로 읽는 전자책은 최후의 수단)


1년 전자책 구독권을 끊었다. 진작 왜 신청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을 읽으면서도 뭔가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 일단 휴대폰으로 보다 보니, 언제든지 알람 하나만 울려대면 쇼핑, sns 등으로 한눈을 팔기 쉬웠다. 특히, 아침부터 조그만 휴대폰 화면으로 책을 보는 건 고역이었다. 


그래서 종이책으로 다시 돌아갔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사색을 하며 읽는 책도 매력 있지만, 출퇴근길에 책 한 권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앉아가지 못해 다리가 아파도, 책 내용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샌가 환승하는 역에 도착해있기 일쑤였다. 


무거운 책은 어깨에도 부담되고, 손목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지양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적절한 두께의 책은 출퇴근 길을 즐겁게 해주는 수단이 되었다. 출근길에 좋은 책 내용을 찾아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책 한 권을 읽으면 퇴근길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무엇보다, 책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라는 핑계를 대지 않아 스스로 이 시간이 유의미했다.


2. 글 쓰기


인간이라면 누구든 쓰기에 대한 욕구가 있다. 글쓰기는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내 경우에는, 사이드잡으로 '블로그'와 최근 브런치 작가에 통과되어 '브런치 글쓰기',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글쓰기는 필연치 않게 휴대폰으로 하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에는 휴대폰좀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소비'가 아닌 '생산'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브런치 작가 도전하기도 괜찮을 것이고, 브런치가 부담된다고 하면 블로그와 같은 개인적인 공간에 글을 써도 무방하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힘을 빼라고 말하고 싶다. 다이어리를 쓰지 않는 다면, 당장 어제 먹은 저녁도 기억나지 않는 판국에 가벼운 일상 글도 괜찮다. 1개월 뒤에 읽는 글은 또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소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각종 공모전을 찾아 도전하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뭐든, 글로 쓰면 남는다. 그냥 드라마 한 편을 보고, A군 멋있어..라고 생각하거나, B 드라마 내용 좋아..라고 가볍게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3. 공부하기


아니 출퇴근 시간에도 공부를 하란 말이야??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만약 자기 계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 다 경험이 있지 않는 가? 바로 중고등학생 시절 학원 영어 단어 테스트를 위해, 대학생 시절 중간고사를 위해, 취준 시절 자격증 시험을 위해.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수 도 있고, 평소 관심 있던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자격증은 고시 공부가 아니다 보니, 웬만하면 단기간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으로 질질 끌 게 아니고, 짧은 시간에 몰입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더욱 좋다. 물론 과정은 힘들더라도, 연말에 무얼 했는지 회고해본다면, 취득한 자격증은 남는다.


언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다'라는 속담이 딱 맞는 듯하다. 처음에는 이렇게 공부한다고 느는 건가? 싶지만, 매일 단어를 외우고, 리스닝을 늘려나가고, 스피킹을 연습하다 보면 언젠간 드라마에서 말하는 내용이 들리는 순간이 온다. 그때를 위해, 출퇴근 시간에 조금씩 버닝업 할 뿐.



이 글을 보며 불편했다면 전혀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나도 매번 저 3가지를 하는 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 사람인지라, 휴식이 필요할 때면 그냥 좋아하는 유튜버의 새로운 영상을 보기도 한다. 주말에도 일정이 있으면, 평일에 출퇴근시간에 예능 한 편 보면 새로운 활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그냥 낭비하는 시간 같다면, 이제는 평상시 하는 습관을 파악하고 달라질 때다. 휴대폰이 편하니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챙겨야 할 게 많으니까... 그냥 직장-집으로 가는 시간을 단순히 죽이는 거에 진저리가 난다면, 생산적인 무언가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연말에는 남들이 '나 뭐했지?' 했을 동안, '나 이거 하나는 잘했네, 나도 변했어!'라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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