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에 대처하는 PM의 자세
많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꿈꾸지만 이직은 쉽지 않습니다. 이직을 준비하고 인터뷰를 하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실제 이직한 후에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경력 이직의 경우에 회사는 “즉시 투입 전력”을 원하기 때문에, 이직한 직원의 경우 자신의 몸값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더 커지죠.
회사와 직원과의 관계에서도 첫인상은 정말 중요합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어리버리한 첫모습 보다는 빠릿빠릿한 첫모습으로 점수를 따두면, 이후의 적응과정도 훨씬 편해질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경력 PM이 새로운 회사에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파악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직 첫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도를 살펴보는 것일 겁니다. 우선 조직도가 분과별로 수직화 되어 있는지, 태스크 중심으로 수평화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면 회사의 조직 문화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통합 직책(매니저, 님 등) 을 사용하는지 서열화된 직책(사원, 대리, 과장 등)을 사용하는지 파악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인원 편재를 보면 어떤 사업이나 조직에 힘을 싣고 있는지도 보입니다. 특정 사업부나 기능조직에 임원이나 직원의 숫자가 많다면 회사에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외에도 대표 또는 임원 직속 부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따라서 의사결정 구조도 엿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PM의 경우에는 새로운 회사의 사람들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주요 카운터 파트(디자인, 개발, QA, 마케팅 등) 담당자들이 누군지 살펴 보세요. 새로 입사한 PM 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서 인사해 두거나 티타임을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업무의 개략적인 내용을 전달 받았다면, 해당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 협의해야 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누가 의사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의사 결정자가 어떤 스타일의 보고 (대면 보고, 서면 보고 등)를 선호하는지 등도 미리 파악해 두면 좋습니다.
내 일만 처리하기에도 바쁜 회사에서 누가 기존 업무 히스토리를 하나씩 알려주길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습니다. 내가 먼저 업무 산출물들을 빠르게 훑어 보고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보는 게 좋습니다. 서비스 정책서, 화면 기획서, 디자인 가이드, 인터랙션 가이드, DB ERD 등을 살펴 보세요. 기존 산출물을 살펴보면 회사가 원하는 퍼포먼스의 수준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피그마, 지라 등의 업무용 툴에 대한 공부도 해두면 좋습니다. 만약 이직한 회사에서 사용해보지 않았던 업무용 툴을 사용한다면 익숙해 질 때까지 충분히 사용해 보세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둔 산출물을 살펴 보면서 주로 어떤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툴을 활용하고 있는지도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기존의 직장과 완전히 새로운 산업군으로 이직셨나요? 그럴 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경쟁사에 대한 조사는 어느정도 해두셨을 테지만 법/정책에 대한 부분은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PM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업계에서 쟁점이 되는 법/정책에 대해서 기본적인 내용들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 업계로 이직했다면 모빌리티법, 자율주행차법, 여객운송법 등을 살펴보면 좋고, 헬스케어 업계로 이직했다면 의료법, 약사법,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 등을 공부해 두면 좋습니다. 법/정책을 공부할 때는 처음부터 모두 읽을 필요는 없고 산업계에서 주요 이슈가 되는 조항들 중심으로 살펴 보면 충분합니다.
PM은 업무 범위가 넓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는 만큼 이직 후에 새롭게 파악해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직원들은 물 흐르듯이 업무를 진행하는데 새로 들어온 나만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이 느껴져 주눅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묵묵히 시간을 쌓아 나가면, 어느새 새로운 조직의 일원으로 단단히 뿌리 내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