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화해

못마땅한 나와 화해하기

by 기글지니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잠시 머물렀던 방이 '내향적인 성향'의 방이었던지라, 어렸을 때부터 주욱 말수가 많지 않고 소극적이었던 나는, 부모님의 눈이라고 해도 그리 달리 보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머뭇머뭇, 느릿느릿, 쭈볏쭈볏하는 나를 아버지는 엄청 답답해하셨고, 가끔 보는 친척들 앞에서 인사도 번듯하게 못하는 나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고 다니냐'고 핀잔을 주시곤 했다.

그때 나는 내가 참 못난 사람이라고 느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가 좀 못났다고 생각된다.

'참 못난'에서 '좀 못난'으로 수식어가 살짝 바뀌기는 했지만, 나 스스로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잘난' 보다는 '못난'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매사가 좀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 기질을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것 같다는 심증이 확증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왜 나를 꾸짖으셨을까? (풋! 왠지 모를 웃음이 난다.)


'못남'이 차지하는 부위가 조금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다행스럽게도 손톱만 한 '너그러움'이다.

구석진 곳에 아주 조그맣게 자리 잡았지만, 그래도 뭐 없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물도 주고, 영양분도 주고, 쓰담쓰담 예뻐해 줘서 잘 키워볼 생각이다.

그러면, 어느 날 문득 멋진 미소를 가진 썩 그럴듯한 '반려 기질'로 자라 있지 않을까?


언젠가 너그러운 미소의 내가

못마땅한 눈빛의 나에게 다가가

먼저 손 내밀고 안아줄 수 있게.

그래서 나 자신과 화해하고 온전한 내가 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