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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일상#6] 혼자 하는 공부

공부는 뒷전이지만 조용한 친구

by 기글지니


사상초유의 온라인 개학 후, 현재 우리 집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만 등교하고 나머지 날들은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생전 처음 겪는 일들에 혼란스러워했고 지금도 여전히 어려움이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도 되고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상호작용 없이 화면만 보면서 이루어지는 혼자만의 공부가 즐거울 리 만무하다.

그래도 나름 잘 해오던 아이가 지친 얼굴로 하는 말이

"엄마, 혼자 공부하니까 외로워."


그렇지. 그게 재미있을 리가 없지.

아마도 동생이 엄마랑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학년이 다르다 보니 같이 앉아서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는 있지만 의도치 않게 진득하니 앉아있지 못하는 어린 녀석 곁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된 것 같다.


어쩔까 하다가 급한 대로 내린 처방.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옆 책상에 앉혀 주었다. 누군가 옆에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좀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계속 같은 페이지만 펴놓고 먼 산만 보고 있는 친구라도 말이다.


"그래도 좀 낫네"

하며 피식 웃고는 다시 수업을 듣는 아이를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지? 말없이 조용한 친구라 공부에 방해는 되지 않을 거야."

아이에게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고는 괜히 오버하며 호탕하게 웃어 주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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