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사람이다” 라는 주제와 함께 다시 서랍을 꺼내어 보는 나의 이야기는 이렇게 계절의 순환과 함께 성장한 봄의 전령 봄나물들처럼
시작은 풋풋하게 시작되어지다가
어느땐 순박하다가도
어느땐 비맞은 벚꽃잎처럼 남루할때도 있었으며
어느땐 도도한 드릅처럼 끝이 없는 자신감도 실렸을테고
어느땐 휘어질듯한 할미꽃처럼 고단한 세월도 감내 했을터이고
어느땐 후~~하면 날아가버릴 민들레 홀씨처럼 부서지는 불안도 있었다.
그러나 어제처럼 순간 쏟아져 내리는 세찬 비바람과 함께 동반한 돌풍같은 시간도 감내할 수 있었던것은 역시나 시간을 기꺼히 함께한 사람들이었다.우리가 살면서 타인에게 그 무엇이 되던 “기꺼히”줄 수 있을까?흠…과연….내가…누군가에게…
나로서는 결코 “기꺼히” 주기란 녹록치 않은 일이다.그리고 그 무엇이었든지 “나”로부터 시작된 “다짐”에 포기가 쉬워져서 그 마음을 지켜낼 용기 또한 부족했던것 같다.또한 아직은 마음이 가난하다는 핑계와 내코가 석자라는 강한 이기심을 방패로 절실하게 내미는 손들을 잡아주지 못햇던 미안함이 나를 부끄럽게 할때가 많았다.다만 결코 지지 않을 넓디넓은 “오지랖” 평수를 앞세워 북적북적 대며 봄,여름,가을,겨울을 집밥으로 대신했었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며 내 방식대로 사람과의 관계를 대들보 삼아서 독특한 나만의 집을 짓기 시작 한것이 어느세 이만큼이나 와있다.
봄에는 햇빛샤워 듬뿍 받아 작은 선인장처럼 돋는 “돗나물 물김치”로…
여름에는 하얀 쌀밥과 매콤한 생고추를 갈아 만든 시원한 “열무김치”…
가을에는 가을무가 보약인것을 앞세운 아삭아삭거림을 살린 “명품 총각김치”…
겨울에는 절임의 시간을 고수하며 묵은지의 세월까지 배려한 깊고 앙칼지도록 칼칼한 “김장김치”한포기,두포기를 나누는 따뜻함으로 갖은 생색 내가며 계절을 지나왔다.그리고 오늘…결코 만만치 않은 하루를 지나 봄이라는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한다. 굳이 시간이 들여진 김치가 아니어도 쉼없는 계절을 감내해 봄이되면 스스로들 나를 찾아와준 텃밭에 부추랑 돗나물이랑도 반갑게 인사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특히나 요즘때에 작은 텃밭을 작지만 야무지게 점령하고 있는 돗나물들의 강인함은 나에게 그 무언가의 말을 전달한다.
처음에는 이끼처럼 서서히 제모습을 갖추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가 봄의 기운이 한껏 물오를때에 어느세 물기를 머금은 지면이 있다면 다삼킬 기세로 온통 초록의 싱싱함으로 뒤덮는다.어쩌다 그 속에 끼인 이름모를 잡초나 말갛게 흔들거리는 노란 민들레 꽃조차도 마치 좌불안석에 제집이 아닌듯하다.”수분초”라고도 불리는 돗나물은 데쳐먹는것보다는 산뜻하게 날로 먹는것이 더욱 맛있다.주로 돗나물 물김치나,샐러드로 주로 이용하지만 수박보다 수분 함량이 뛰어난 돗나물이라는 효능에 괜한 오기가 발동해서 즙을 내어 시도해보기로 했다.물론 게다가 돗나물의 효능중에서 갱년기가 멀지 않을 서글픈 나이의 나로서는 외면될 일이 아닌것이다.그도 그럴것이 에스트로겐을 대체할 수 있는 놀라운 효능이라니 더더욱 나를 사로 잡는다.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반짝하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봄에만 만날 수 있다는게 아쉬움이 크다.그러니 얼른얼른 녹색의 싱그러운 돗나물을 씻어 요구르트 혹은 꿀과 함께 윙~~~하고 생명력 있게 갈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마셔두자.싱그럽게 목젖을 타고 내리는 비타민C와 무기질로 춘곤증 또한 이겨내자.그리고 그 에너지로 다른 누군가 혹은 스스로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하는것이다.함께 하는 이들과 결코 내어주는 법이 없는 시간에 맞서며 사람 사는 재미로 추억을 만들어 보는것이다.참으로 이만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살만한 세상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