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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Jan 10. 2019

나의 영어 사생활

꽃길만 걸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난 영어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어요


유학파도 교포도 아니고 심지어 스무살 때까지 외국은 구경도 못 했어요. 조기 영어교육?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피아노, 악보, 그리고 하얀 벽

매일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매일을 흑백의 물체들과 마주하며 하루에 몇 시간 이고 씨름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 상상 이었지요.





작은 옥탑방에 놓인 지구본을 보며 세계의 도시를 손으로 짚어가며 상상했어요. 런던과 뉴욕을 누빌 것이라고. 어떠한 계획도 근거도 없었지만 확신했지요. 아무런 기약도 없이 어떻게 그리 스스로에게 단언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는 지금까지도 잘 이해가지 않지만 그 믿음 만큼은 강렬했어요.


이 확신이 행동을 이끌었고

그 믿음이 영어를 늘리기 위한

갖가지 시도를 하게했어요.


늦은 밤까지 피아노 연습을 하고 새벽 여섯시면 집에서 나서야 하는 스케줄 덕에 영어학원은 엄두도 못냈지만, 희한하게도 이 덕에 나를 대상으로 꽤 많은 영어공부 '임상실험' 을 해보았어요.


영어가 좀 되기 시작하자 스스로 언어에 재능이 있다고 믿었었지요.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불어, 중국어가 결국 글만 읽되 말은 벙어리 신세에 머물자 나를 다시 보며 알았죠, 나는 결코 언어 천재가 아니라고.


글은 읽되 말은 투자한 시간만큼 늘지 않았던 불어와 중국어

그리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시도해 본 영어.


그 차이는 방법에 있었어요


불어 중국어는 전형적인 학원식으로 배웠지요. 단어를 외우고 문법책을 떼고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영어는 내 멋대로 가지고 놀았어요. 희한하죠 그런데 결국 는 것은 영어라니요. 심지어 밤을 새가며 공부한 쪽은 영어가 아닌 불어, 중국어 였음에도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영어였어요.


워낙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대한민국 대부분의 성인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깊이 공감하고 이해해요. 안 늘어서 답답한 마음, 실컷 시간을 들였는데 헛수고 한 것 같은 허탈함. 남들은 다 되는 것 같은데 나만 유독 안되는 것 같은 느낌. 저도 그랬거든요. 영어를 모국어로 배운 이들은 결코 알지 못하는 대한민국 성인의 마음을 저는 알아요.


수면시간 마져 부족했던 나의 영어 사생활을 풀어 놓으려고 해요. 천재의 승승장구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시행착오 투성이의 하지만 진실된 저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 말이지요.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저를 만나시는 분들은 부디 지름길로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지요.








(결국 런던 뉴욕에 갔어요. 돈이 많아 여행갔냐고요? 그 곳에서 취업을 하여 돈을 벌면서 말이지요)


집순이 피아노 학도의 영어 사생활 하나씩 풀어갑니다



www.koreanspeak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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