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111
며칠 전 지하철 5호선 출근 시간 장애인 단체 시위가 있었고, 저는 회사에 1시간 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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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에 대한 의견은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했겠냐, 아무도 본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강력한 의사 표현 수단을 쓰는 것 아니겠냐'와 '일반 시민들의 불편(때에 따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면서까지 저럴 이유는 없지 않느냐. 그리고 한국 정도면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세계적으로도 잘 되어 있는 수준 아니냐'로 나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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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으로 어느 주장이 더 정당한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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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본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3자의 불편 초래를 수반하는 의사 표현 방식은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는 정당한 것이며, 이에 대해 불편을 겪는 제3자(일반 시민)가 부정적 감정을 갖는 것도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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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의사 표현'이 때에 따라 정당한 것으로 판별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것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아주 어려운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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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의사 표현을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국이) 당장 수용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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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성이 있는 시위에 따른 의견이 받아들여진다면, 너도나도 비슷한 방식으로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표출할 것이고 이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는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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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위를 기획하는 단체 입장에서 본인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은 마음에 혹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 하는 마음에'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의사 표현을 기획할 수 있고 이는 이해가 되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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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과 사물에 대한 판단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일견 부당해 보이는 입장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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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인생 경험이 쌓이며 다양한 입장에 처해보고, 상대방의 모습에서 과거의 내 모습이 겹쳐지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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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