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154
1. 허지웅 작가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현해 혈액암 투병 당시 항암치료를 버틸 수 있었던 원인으로 치킨과 피자를 꼽았습니다. 허지웅 작가에 따르면 혈액암 치료 약은 대부분 영양 실조로 이어질 정도로 굉장히 독하다고 해요. 음식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치료 과정에서 양념 치킨과 피자는 다행히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좋은 것 좀 먹지 그랬냐"는 모델 한혜진의 말에 "양념 치킨, 피자 먹어서 빨리 나을 수 있었다"고 답하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몸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치킨과 피자가 '뭐라도 먹으며 버텨야 하는 치료 과정'에서는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음식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2. 몸에 좋은 음식을 구분하는 기준이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듯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기준도 상황에 따라, 입장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닮고 싶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하는 선배를 보며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자칫 하면 내가 그러고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긍정적인 교훈을 도출할 수 있고 (<오늘만 사는 여자>, 성영주),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은 대부분 국민들에게는 불안한 상황이지만 자가진단키트 제조사에게는 큰 호재일 수 있죠. 박이문 교수는 <환경철학>에서 "쓰레기장은 고약한 냄새, 반(反)미학적 가치, 위생적인 해로움 때문에 인간에게는 나쁜 환경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똥파리나 버러지들에게는 인간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지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절대적 기준은 없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1+2. 박이문 교수는 <나비의 꿈이 세계를 만든다>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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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할 일은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생각한 다음 우리가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것을 절대적 확신을 갖고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실존적 불안을 항상 가져온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상황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위엄을 갖게 하는 유일한 원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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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것은 우리 인생을 한없이 불안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과 동시에 한없는 자유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안한 삶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기 위해선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할 일"을 찾아 "최선의 길"이라고 믿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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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