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241
1. 유시민 작가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텍스트를 독해하고 요약하는 데 능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직전 글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1) 학습 능력과 2) 요약 능력이 좋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요약 능력은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책을 읽는 것과 같은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훈련을 통해 길러진 요약 능력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사람들끼리 서로 생각, 느낌 따위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로 정의하고 있는데 요약 능력을 통해 나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말할 수 있고 상대의 의도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테니까요. 문제 해결 능력 관련하여서는 비트겐슈타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알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서 온다”는 말을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김영훈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노력의 배신』에서 "열심히 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학교나 회사에 수없이 많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라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노력과 실력을 거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할 때가 많다"고 얘기합니다. 저 또한 학습 능력은 타고나는 지능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으며 쉽게 훈련될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능력은 고등학교까지의 정규 교육 과정 이후 개인 간 더 두드러진 차이가 드러나는 것 같고요. 대부분의 한국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동일한 교과 내용을 학습하며 이는 경쟁적인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즉, 천문학적 수익을 기록하는 전국구 '수능 1타 강사'의 학습 노하우가 낮은 진입 장벽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제공되며, 이는 높은 지능을 타고나지 않은 학생들이 높은 지능을 타고난 학생들을 노력으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이 되죠.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하고 각자의 세부 분야로 진로가 나뉘면서 과거 전국 최고 수준의 학습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노력으로 본인의 부족한 학습 능력을 보완했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일의 성격에 따라 어느 정도 편차는 있겠으나, 지능이 높아 학습 능력이 높은 사람이 일을 잘할 확률이 매우 높으며 이는 노력으로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죠.
1+2. 저의 개인적인 직장 생활 경험을 돌이켜 보면, 스스로 '일을 잘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중 정말로 그 사람의 업무 능력에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문유석 작가는 『판사유감』에서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상대적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 또한 지성적인 태도일 것"이라고 했는데, 스스로 '일을 잘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러한 태도와 반대되는 태도일 거예요. 일을 잘한다는 것에는 학습 능력, 요약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늘 부족함을 인식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는 김영민 교수의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에서 발췌한 다음의 구절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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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자로를 일러 "다른 사람이 과실을 지적해주면 기뻐하였다"고 말하고, 그런 점에서 성인이었던 우임금과 요임금에 비견하였다. 다른 사람이 과실을 지적해주면, 대개는 기분 나빠하는 법. 자로는 기분 나빠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기뻐하기까지 하는 정도였으니, 자기 갱신에 환장한 사람이었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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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