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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색안경에 대하여 - 영화 클로저의 교훈

#PSH독서브런치052


몇 년 전에 봤던 영화 클로저를 다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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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봤을 때나 지금 봤을 때나 영화 해석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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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책의 힘을 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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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이란 책에서 댄(주드 로)이 연인인 엘리스(나탈리 포트만)가 육체적 부정을 저질렀다고 끝까지 의심하는 이유는 본인이 순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이듯 속물근성과 의심의 색안경을 끼고 상대를 바라보면 모든 것이 그에게 맞게 보일 뿐이다."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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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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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여러 경험이 쌓이며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생기고 점점 굳어지기 마련이고, 그 관점은 내가 살아온 인생을 지대하게 반영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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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관점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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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대한 왜곡 없이, 정확히 세상(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나의 관점이 댄처럼 불필요한 방어기제에 의해 오염되게 하지 않기 위해선 늘 스스로를 점검해야 할 것 같습니다.



1. 대부분의 경우 우리들은 사물을 관찰할 때 있는 사실 그대로의, 우리들의 눈에 비치는 그대로의 사물을 보지 않고, 기존의 어떤 사물에 대한 견해 혹은 개념의 색안경을 통해서 보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을 왜곡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르트르는 현상학적인 방법에 따라 이러한 색안경에서 해방되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것은 각 개인의 의식에 직접 비치는 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하다. (문학 속의 철학, 박이문, 문학과 지성사)


2. 섣부른 상상은 위험하다. 이때는 가설 자체를 없애고 관찰해야 진실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진실인데 어쩌겠는가. ... 처음부터 시야를 열어두고 관찰하면 그 안에서 전혀 새로운 가설을 찾아서 검증할 수 있다. (상상하지 말라, 송길영, 북스톤)



다만, 색안경은 때에 따라 '삶의 지혜', '경험치'로 표현될 수 있고 이는 효율적 의사 결정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작정 나쁘다고만 볼 순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고민해야 할 내용은 내 색안경을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할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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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배운 한 가지 기준점은, 상대방에게 내 색안경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켰을 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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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나의 관점이 왜곡되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과정과, 상대방이 나의 색안경을 보고 상상할 나의 과거까지 상상해보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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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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