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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소신과 독선 사이 - 슬기로운 의사생활2의 교훈

#PSH독서브런치053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 4화에서 후배 의사가 선배 의사에게 환자 상태와 관련해 큰 소리로 대드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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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에 대해 채송화(전미도 분)는 선배에게 대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더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지 않았음을 질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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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싸웠어야지. 네 판단이 맞다고 생각되면 밀어붙였어야지. 네가 옆에서 계속 지켜봤잖아. 네가 제일 잘 알아 그 환자분에 대해서. 그럼 네 판단을 믿고 더 싸웠어야지. ...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환자 봤으면, 치열하게 싸워."

(네이버TV 영상 제목: "그 환자는 네가 제일 잘 알아" 하윤경을 감동케 한 전미도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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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대사를 듣고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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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부모님, 선생님 등) 말씀 잘 듣는 게 최고의 미덕'이었던 학생 신분이었다가, 어느덧 지켜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해 때에 따라 저항하고 싸울 줄 알아야 하는 사회인이 되었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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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의 말은 직업윤리와 관련된 이야기겠지만, 삶의 태도로 확장해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스파르타를 등에 업고 권력을 쥔 이들은 소크라테스를 불러 젊은이들과 대화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추구하는 자세를 널리 퍼뜨리려는 그의 태도는 권력자들에게 점점 큰 위협이 되었다. ... 소크라테스가 보여 준 당당한 모습에 반감을 느꼈는지, 어리석은 아테네 사람들은 그에게 280대 220으로 유죄를 선고했다. ... 결국 그는 독약을 마시고 숨을 거두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최초의 철학의 순교자였다.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안광복, 웅진지식하우스)


2. 하지만 ‘소신’이라는 말은 면죄부가 아닙니다.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스탈린도 평생 소신을 지킨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소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저는 소신 강한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얼마나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결론이 잠정적인 것에 불과함을 인정하고, 주저 없이 결론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판사유감, 문유석, 21세기북스)



다만, 자신의 관점을 관철시키기 위해 저항하고 싸우는 것은 소신, 뚝심, 신념, 직업윤리 등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때로는 독선, 고집, 아집, 욕심으로도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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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끝까지 싸워야 할 것을 신중하게 선정하는 것, 즉 여유 있게 양보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것은 독서, 타인과의 대화, 채송화 같은 롤모델 등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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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을 정했다면 채송화가 말한 것처럼 치열하게 준비해야 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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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제가 현재 추구하는 것이 소신인지 욕심인지 다시 고민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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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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