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062
상대방의 걱정을 대하는 태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본다면, 1) 날카로운 분석, 송곳과 같은 '팩트 폭행'으로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을 정확히 짚어주는 방식과, 2) 정서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상황에 공감해주고 따뜻한 위로를 보내주는 방식이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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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방법 모두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상대방의 성향과 상황을 파악한 후 두 가지를 적절히 조합하여 처방을 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1. 몇 년 전부터 공감과 위로의 말을 던져주는 책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종류의 책들을 보다 보니, 좋은 말들이 모두 그게 그거 같고 밍밍하고 심심하게 느껴졌다. ... 몸에 좋은 소리를 하는 책만 보기보다 가끔 정신 번쩍 들게 쓴소리를 하되, 인생 멘토에게 설득되는 기분이 드는 책을 가끔 섭취해줘야 한다. 약하게 만든 독소를 주사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예방접종과 같은 이치다. ... 중.고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기억나는 선생님이나 선배 중에 이런 사람들 한 명은 꼭 떠오르지만, 좋은 말만 해주던 사람은 이상하게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는 싫었지만 분명히 영향을 준 것이다. 책도 그렇다. 삶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스타일의 책도 필요한 이유다. (정신과 의사의 서재, 하지현, 인플루엔셜)
2. 나이가 들면서 그러나 나는 공감의 힘을, 그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위로가 되어주는 내 편의 힘을 조금씩 알아갔다. 내게도 그게 필요해진 순간들을 맞고 나서야 알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선배의 음해에 상처 받았을 때, 터놓고 말하자고 한 건데 상대가 그걸 작정하고 곡해했을 때, 도무지 직장이라는 곳이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맞닥뜨릴 때마다 내게는 충고가 아니라 공감과 위로가 필요했었다. 누구도 실은 해결해줄 수 없는 일에 “누가 그랬어, 내 친구한테? 내가 가서 한 번 엎어줘?” 애정 어린 허세가 간절했었다. (오늘만 사는 여자, 성영주, 허들링북스)
3. '너무 걱정하지마, 다 잘될 거야.'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의 걱정이 마법처럼 갑자기 사라질 리 없다는 생각에 쉬이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너를 위로했어. 그러니까 나는 좋은 친구야.' 도리어 그 말은 나를 위안하고 합리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또한 참 희한하고 엉뚱한 곳에서 위로받곤 했던 것 같다. 너무도 따뜻하고 자상한 미소와 함께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 앞에선 배배 꼬인 심보를 보이다가도, "어떻게든 되겠지!" 농담처럼 툭 내뱉어진 친구의 말에서 오히려 위로받았다. (희한한 위로, 강세형, 수오서재)
상대방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방법도 때에 따라 유효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큰일났지모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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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이 문제가 이렇게 크게 다가오는데,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금방 헤쳐나갈 수 있는, 별 것 아닌 일로 보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좀더 메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게 되고, 헤쳐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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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 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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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이라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누가 그 말을 해주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이 가질 감정은 천차만별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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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