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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고민을 언어화 하는 것의 중요성

#PSH독서브런치094

사진 = Pixabay


박이문 교수는 본인의 저서 『자비 윤리학』에서 책을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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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절실하게 중요한 문제들을 내 나름대로 풀어보려는 의도에서 썼"으며, "책을 씀으로써 비로소 생각이 더 잘 정리되고 문제가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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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글을 쓰는 것뿐 아니라 나의 고민거리나 걱정거리를 누군가에게 말로 풀어서 설명해보면 생각이 잘 정리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종종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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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신분석학 관련 (입문서 수준의) 책을 몇 권 읽으며 알게 된 점은 나의 상태나 감정을 언어화하여 표현하는 것은 꽤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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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거리를 얽힌 실타래로 비유한다면, 언어화한다는 것은 그 실타래가 어떤 순서, 어떤 방식으로 얽혀 있는지를 파악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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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해 가능한 두려움으로 바꾸는 과정도 언어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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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를 통해 문제점을 명료하게 파악한다면, 해결되는 것 없이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이유가 이해되었습니다.



1. 언어가 없으면 경험은 '언명되지' 않고 지나가며 기억의 파편이나 신체감각, 이미지, 감정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크다. 언어는 경험을 이야기 형태로 갈무리해준다. 일단 경험을 이야기로 정리하면 심지어 트라우마 경험일 때조차 그 경험에 덧붙은 감정적 혼란은 다시 겪지 않으면서 되돌아볼 수 있다. 엄청난 경험에 압도당할 때 우리는 언어를 가장 먼저 잃지만 그렇다고 언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체에 걸러져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예기치 않은 때에 다시 표면으로 떠오른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마크 월린, 심심)


2. 당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지금 말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온갖 느낌들에 대해 스스로 솔직해지려고 애쓰면서 무언의 대화를 진행시키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그 부정적인 감정에서 놓여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 옮기든 마음속으로 정리해 보든 상관없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나하나 더듬어 보고 살펴보고 표현해 내는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은 기세가 꺾이고 대신 긍정적인 정서들이 그 자리에 오르게 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동녘라이프)




비트겐슈타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알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서 온다.”고 말했는데, 아마 같은 의미의 말 아닐까 싶습니다.

(산책 예찬,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중앙선데이(2017.10.01.)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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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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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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