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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군생활을 잘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후임을 더 갈구는 이유

#PSH독서브런치095

사진 = 넷플릭스 <디피>


노명우 사회학과 교수는 세상물정의 사회학(사계절)에서 "인간은 배부르면 만족하는 돼지가 아니다. 아무리 위장이 꽉 차 있어도, 자기 존엄이라는 그릇이 비어 있다면 인간은 만족할 수 없"으며,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개인의 욕구는 자기의 밥그릇에 보다 많은 음식을 채워 넣고 싶은 물욕으로 환원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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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본능적 욕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진화심리학 관점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글은 이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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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정 욕구는 조직 생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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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직의 말단부터(이등병) 정상(병장)까지 속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군 복무 생활에서 이런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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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생활을 해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대부분 공감하는 것 중 하나는 "막내 생활 때 선임들에게 많이 혼나고, 동기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일수록 나중에 후임이 오면 군기를 더 바짝 잡는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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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정 욕구', '열등감'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잘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심리학에서는 '삼척(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의 바탕에 열등감과 우월의 욕구가 있다고 본다. 특히 자존감이 낮을수록 남들로부터 자신을 더 인정받고 싶어 하고, 우월적 지위에 서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는 게 학자들의 분석이다. (사람을 읽는 기술, 이태혁, 위즈덤하우스)


2.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 있다. 괴로운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만이 남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기를 쓴다. (불안, 알랭 드 보통, 이레)


3. 열등감을 해소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가치를 높여 상대방을 앞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렇다. 나보다 열등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 상대적인 우월감을 확인하는 것. (에스콰이어 18년 5월호)



후임의 군기를 바짝 잡는 것은 개인 성향 차이일 수 있고,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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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군기를 바짝 잡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인정 욕구, 열등감에서 자유롭다고 할 순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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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기 싫어하는 것일 수 있고,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 하기 어려워하는 성향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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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람은 말 몇 마디로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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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군기를 바짝 잡는 것의 기저에는 열등감이 아니라 책임감, 의무감 등이 있을 수 있겠고요.

(혹은 역할 놀이에 심취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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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열등감이 후임을 향해 발현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것이고, 그 기저에는 후임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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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동기와 선임으로부터 받지 못한 인정을 후임으로부터 받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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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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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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