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퀘스트 May 16. 2019

우울할 땐, 오스카 와일드!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저 멀리 별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 오스카 와일드


삶은 진자운동을 한다. 고통과 권태 사이에서.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독일 철학자(1788~1860),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어쨌든 나이를 먹고 보니 무슨 일이 벌어지든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를 오랫동안 가슴 깊이 받아들이기가 불가능하다. 최악의 순간이라 해도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다른 무언가가 따라오게 마련이다. 일상의 소한 사건에서도 예기치 못하게 삶의 욕구가 되살아나게 마련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 <한나와 그 자매들> 후반부에 감독이 직접 연기하는 인물 미키가 자신이 한때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에 심취해서 자살까지 시도한 적이 있다는 긴 독백을 쏟아놓는 장면이 나온다.


     자살 시도에 실패한 뒤 뉴욕 거리를 떠돌던 미키는 우연히 극장에 들어가서 막스 브라더스(20세기 초중반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은 가족 코미디 그룹)의 영화 <식은 죽 먹기>를 본다. 미키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영화 '식은 죽 먹기' 장면 중 하나 (=국내에서는 '스파이 대소동'이란 이름으로 상영됐다.)


     “있잖아, 그 영화는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이나 봤어. 볼 때마다 재미있었지. 익히 아는 배우들이 화면에 나오는 걸 보다가 다시 그 영화에 푹 빠져들었어. 그러자 슬슬 그런 느낌이 든 거지.

     어떻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 따윌 할 수 있지? 진짜 바보 같은 생각 아냐? 저기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좀 봐. 진짜 웃기잖아. 최악이 언제나 진실이라 한들 뭐 어떠냐고. 

     신이 없으면 뭐 어때, 삶은 어차피 한 번뿐인데. 내 말은, 음, 삶이라는 경험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느냐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좌석에 푹 기대앉아 영화를 보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어.”


     미키/우디 앨런의 통찰 덕분에 오스카 와일드의 놀라운 명언이 새삼 생각났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빠져 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저 멀리 별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삶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 언제든 바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급하게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하는 게 아닐까?


삶을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기보다는 의미를 신중하게 선택해 지님으로써 우리의 삶은 더 윤택해진다. _「맺음말」중에서


『사는 데 정답이 어딨어』 읽어보기 http://bit.ly/2vzVOi9

매거진의 이전글 50대, 당신은 행복한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