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는요
이름을 숨긴 채 떠도는
그리움이에요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어느 날의 목소리고요
비처럼 스몄다가
바람처럼 흩어지는 기억이고
멜로디 없이 흐르는 노래예요
멈추려 하면 빨라지고
가라앉으면 떠오르는 그리움은
끝없는 변주
결국
서글픈 떨림이 되어
손끝으로 흘러내린
종이 위의 흔적이에요
서예주의 브런치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