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보도에서 아이폰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갤럭시의 경우 보급형 기기까지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있어 찬사를 받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삼성과 애플의 이러한 정책 차이에 대한 이유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뇌피셜을 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갤럭시는 플래그십 모델인 S시리즈와 Z시리즈부터 중급기 모델인 FE시리즈, 보급형 모델인 A시리즈까지 라인업의 폭이 상당히 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갤럭시는 성능과 가격대별로 여러 제품군을 구성하여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죠. 그 덕에 삼성은 매년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삼성이 애플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램 용량과 화면 주사율에 있어서 상당히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즉, 플래그십에만 탑재될 법한 8GB 이상의 램 용량, 120Hz 화면 주사율 등을 보급형 기기에도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화면 주사율을 90Hz까지만 허용하는 보급형 기기들도 있지만 여전히 플래그십에도 6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애플 보다는 훨씬 낫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램 용량이 충분하다는 것은 그만큼 응용 프로그램의 성능 및 데이터 처리 속도가 향상되고 멀티테스킹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 말이 많은 AI 기능들은 대부분 높은 램 용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램 용량이 낮으면 AI 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사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애플은 예전부터 램 용량을 짜게 주기로 유명했습니다. 갤럭시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램 용량을 늘리기 시작했던 2015년도부터 보면 갤럭시S6에서 3GB 램을 탑재한 것에 비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이폰6S는 램 용량이 2GB밖에 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 출시한 갤럭시 노트 9부터 삼성은 일부 모델에 8GB램을 탑재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출시된 아이폰 XS는 겨우 4GB만 탑재했죠. 곧바로 다음 해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 모델에는 12GB 용량의 램이 탑재되었는데 아이폰은 계속 4GB 램을 고집하다가 2020년 아이폰 12 프로 모델에 6GB, 작년에 출시한 아이폰 15 프로에 와서야 8GB 램을 탑재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간의 차이 만큼이나 램 용량에서 차이가 나긴 했지만 그때는 사실 그렇게까지 체감하진 못했습니다.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아닌 이상 어떤 경우는 램 용량이 낮은 아이폰에서 더 깔끔하게 앱이 실행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러나 결과적으로 램 용량의 차이는 기기의 최대 성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플은 지난 6월 WWDC 2024에서 올해 적용된 IOS 18의 신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아이폰 15 프로 이상의 모델에만 적용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신은 AI 기능을 스마트폰에서 온디바이스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8GB 이상의 램이 필요한데 아이폰 15 일반 모델에는 6GB 램이 탑재되었기 때문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도했죠. 그리고 이 내용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폰 SE 모델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보급형이 없는 애플이지만 이렇게 되면 더 비싼 플래그십 상위 모델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자연스럽게 들기 마련이죠. IOS 업데이트를 오랫동안 지원해주는 만큼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도 이전 세대 아이폰에 지원을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이럴려고 램 용량을 그동안 짜게 줬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갤럭시는 플래그십 모델인 S 시리즈와 Z 시리즈는 물론 보급형인 A 시리즈 일부 모델에도 제한된 기능이긴 하지만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A 시리즈 중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에는 8GB 램을 탑재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애플도 램 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디바이스로 적용되는 AI 기능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라 필요한 램 용량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애플의 행보로 봤을 때 프로 모델에 먼저 12GB 램을 탑재하고 일반 모델과 SE에도 점차 8GB 램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갤럭시 A 시리즈처럼 아이폰 일반이나 SE 모델에는 계속 6~8GB 램을 적용하면서 제한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적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당장 다음 주에 공개될 아이폰 16과 올 가을 업데이트 될 IOS 18의 범위부터 봐야겠죠.
소문으로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사진 편집 기능이 처리 속도만 빠를 뿐 갤럭시에 비해 디테일이 한참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