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월 10일 애플 이벤트 리뷰
한국 시간으로 9월 10일 새벽 2시, 애플은 9월 애플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애플워치와 에어팟, 그리고 아이폰 16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1시간 40분 가량 진행된 애플 이벤트를 보는 동안 재미있는 점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흠’ 소리가 절로 나는 이벤트였죠.
오늘은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소개된 내용을 총정리해 보면서 기존 대비 변화된 점을 위주로 살펴보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도 함께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9가 출시됐을 때 사람들은 당장 출시된 9세대 보다 앞으로 다가올 10세대를 더욱 기대했습니다. 아이폰X이 출시되었던 당시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죠. 외신들도 이번 애플워치는 10주년을 맞이해 전혀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번 애플워치는 시리즈 10으로 기존의 애플워치의 네이밍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물론 대대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컸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죠.
애플워치 시리즈 10은 와이드 앵글 OLED를 적용해 디스플레이 크기를 1mm 늘리고 비스듬히 봤을 때도 전작 대비 40% 향상된 밝기로 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수심게이지와 수온 감지 센서를 탑재해 수영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죠.
디자인적인 면에서 더 살펴보자면 기존 스테인리스 라인을 없애고 티타늄 라인을 새로 추가하였습니다. 티타늄 모델은 슬레이트, 골드, 내추럴 컬러로 기존 스테인리스 대비 약 10g 정도 무게가 가벼워졌죠. 특히 가장 큰 변화는 두께 감소 부분인데 안테나를 하우징 자체에 통합하여 기존 10.7mm에서 9.7mm로 두께가 감소했습니다. ‘큰 변화’라고 하긴 뭐하지만 어찌됐든 줄이들긴 했죠.
그 외 내용으로는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 9 대비 충전 속도를 개선했고, 6월 WWDC에 공개됐던 내용을 다시 한번 소개하였으며, 애플워치 울트라 2세대에 새틴 블랙 컬러가 추가된다는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기대가 컸던 탓인지 사실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었죠. 애플워치 시리즈 10에 대한 내용은 조만간 매장에 가서 직접 살펴보며 추가로 다룰 내용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사실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제일 괜찮았던 내용은 에어팟 4세대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출시 전부터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사이의 중급기가 나온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그 루머가 실현되었기 때문이죠.
에어팟 4세대는 3세대를 계승한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일부 기능을 가져온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모델로 공개되었습니다. 일반모델은 기존 3세대에서 음성 분리와 개인 맞춤형 음량만 추가되었지만 ANC 모델은 에어팟 프로의 기능이었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적응형 오디오, 주변음 허용 모드와 대화인지가 추가되었죠.
프로 모델과 ANC 모델의 차이점이라면 우선 맥세이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포스 센서는 적용되었지만 슬라이드 제스처로 음량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오픈형이라는 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NC를 지원하긴 하지만 프로 모델에 비해서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다소 부족할 수도 있죠.
에어팟 4세대 일반 모델은 약 20만원, ANC 모델은 약 27만원이라는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 가격이 프로와 다른 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겠죠.
여기에 더해 에어팟 프로 2세대에 새로운 기능인 청력 보호 기능, 청력 테스트 기능, 보청기 기능이 공개되었고 미드나잇, 그린, 블루, 퍼플, 스타라이트 색상의 새로운 에어팟 맥스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아이폰 16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에 대한 기능적인 내용은 이전 WWDC 2024 때 공개되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성능적인 부분도 최신 기종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었죠. 그래서 아이폰 16에서 이전과 달라진 가장 큰 부분은 카메라 측면의 변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이번 아이폰 16 시리즈에 새롭게 탑재된 카메라 컨트롤, 일명 캡처 버튼이 있겠습니다. 이 버튼을 활용해 카메라 바로 실행, 줌 설정, 카메라 모드 변경, 초점 맞춤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했죠. 아마 DSLR과 같이 전문적인 카메라 장비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 버튼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캡처 버튼에 AI 기능을 추가해 식당의 간판을 촬영하면 메뉴, 영업시간 등을 확인하고 예약하거나 공연 포스터를 촬영해 일정에 추가하는 등의 기능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아마 이 기능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다면 갤럭시의 서클 투 서치와의 대결도 흥미진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48MP 퓨전 카메라를 메인에 탑재해 이제 일반 모델에서도 접사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전에는 프로 모델에서만 접사가 가능했는데 일반 모델을 주로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이 내용이 희소식이 아닐 수 없죠.
디스플레이에 대한 내용은 베젤을 크게 줄였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아이폰 16 프로 라인에 채택된 베젤은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베젤을 자랑하죠. 그러나 일반 모델에서 아직까지도 120Hz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애플의 고집스러움에 고개를 젓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아이폰 16 라인은 컬러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폰 16 일반 모델은 울트라마린, 틸, 핑크, 화이트, 블랙 컬러로 출시되었고 아이폰 16 프로는 데저트 티타늄 컬러가 공개되면서 이전에 애플에서 볼 수 없었던 색감을 보이고 있죠. 다만 이 색감이 기존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크게 반감을 일으키는 듯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15의 컬러 라인이 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만매년 애플은 컬러로 욕을 먹다가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갱신하기에 앞으로의 상황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에 애플이 한국을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면서 많은 애플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지만 막상 이벤트 내용 자체는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WWDC 2024에서도 강조했던 애플 인텔리전스가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우리나라는 내년에 되어서도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없을 거라는 예측은 애플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죠.
애플이 이번 아이폰 16을 통해 삼성의 갤럭시 AI와 정면대결을 할 수 있을지, 과연 지금 실망한 애플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를 기대하며 다음에는 실제 매장에 가서 아이폰 16을 비롯한 새로운 애플 제품들을 살펴보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