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6월 11일 오전 2시에 매년 돌아오는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 WWDC가 라이브로 진행되었습니다. AI에 있어서는 특히 후발 주자였던 애플이 이번 행사를 통해 애플만의 AI를 공개하고,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하겠다며 역대급 혁신이 있을 것이라 했죠.
실제 WWDC가 끝나고 나서 IT 전문가들은 이미 삼성이나 구글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능들이다, 혁신은 없었다며 조롱 섞인 비난을 했지만 다가올 가을에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에 대한 수요 탓인지 애플은 장중 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대한 뇌피셜을 빼고 1시간 40분가량 진행되었던 2024 WWDC의 모든 내용들을 살펴보며 감상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파트에서 가장 눈여겨봤던 대목은 비전OS와 에어팟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여전히 비싸고 사도 딱히 할 게 없는 비전 프로이지만 이번 글로벌 버전 출시에서도 한국이 제외되었다는 점은 다소 마음이 아팠죠.
에어팟이 자체적으로 동작을 추적해 전화를 받거나 거절할 수 있는 기능은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에어팟에 자체적으로 음성 분리 기능이 들어오는 부분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나왔죠.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에어팟이지만 통화할 때, 특히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에어팟으로 통화를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이점이 얼마나 개선될지 기대됩니다.
IOS 18 업데이트 내용은 얼핏 삼성의 갤럭시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홈화면 및 제어센터의 배치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게임모드가 추가되는 점들은 이미 갤럭시에 있는 기능들이었죠.
눈에 띄는 점은 메시지에 다양한 디자인적 기능들을 추가해서 재미있는 효과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주로 이용하겠지만 저런 기능들을 보고 있으니 메시지를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사진 앱의 업데이트도 눈에 띄었습니다. 기존에도 앨범을 설정해 사진을 분류할 수는 있었지만 아이폰에서 자체적으로 이미지를 분류해주는 기능은 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점이 많이 개선되는 듯 보였죠. 실제 IOS 18이 업데이트 되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저는 우선 꽤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워치 OS 11에서는 운동량이나 활력 징후를 제공해서 사용자가 평균에 비해 어떻게 운동하고 건강 상태가 어떤지를 진단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저도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조깅을 자주 하는 편인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활동량과 활력 징후를 알 수 있게 되면 운동 플랜도 제가 직접 세워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아이패드 OS 공개 과정에서 제일 재밌었던 건 단연 계산기였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 아이폰에만 기본으로 제공되던 계산기가 이제는 아이패드에도 생긴 것이죠. 라이브에서 너무 “짜잔!” 하는 느낌으로 등장해서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괜히 웃음이 나곤 합니다.
그냥 계산기만 단순히 추가했다면 애플이 아니겠죠. 수학 메모 기능을 추가해서 사칙연산은 물론 복잡한 수식까지 직접 계산해주는 것을 보고 꽤 놀랐습니다. 심지어 그래프까지 그려주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죠.
메모 기능에서도 손글씨를 그대로 재현해주거나 손글씨로 썼는데 마치 타이핑 한 숫자인 것처럼 아이패드에서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기능은 실제 업데이트가 된다면 학생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맥을 쓰고 있진 않지만 갤럭시북과 갤럭시 스마트폰을 함께 써보며 미러링을 해봤던 사람으로써 아이폰 미러링 기능은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갤럭시의 경우 가끔 미러링이 아예 되지 않거나 잔잔한 버그가 많았었는데 애플이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이를 잘 풀어냈을 것이라 기대가 됩니다.
맥OS에서 가장 약했던 부분이 지금까지도 게임 관련 부분이었는데 사실 맥 게임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식하는 기능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작년 WWDC에서 윈도우 게임을 맥에서도 구동할 수 있었던 기능이 올해 더욱 강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을 더 강화해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WWDC의 메인이자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통칭 애플AI) 기능입니다. 사실 대부분 기존의 갤럭시에서 이미 구동되고 있던 기능들이 대부분이긴 하죠. 그나마도 통화 녹음처럼 갤럭시에 비하면 반쪽짜리로 들어오는 기능들도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들을 현재 가장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라인 중에서도 프로 라인만 사용 가능하다고 한 부분에서는 고개가 갸우뚱 했습니다. 갤럭시가 AI 기능을 작년 모델인 갤럭시S23에서도 지원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죠.
IT매체 폰아레나의 궈밍치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D램 용량이 아이폰 15 프로(8GB)가 아이폰 15(6GB)보다 넉넉하고, 앞으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업데이트 됨에 따라 필요로 하는 D램 용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애플이 지금까지 갤럭시에 비해 램 용량에 특히 인색한 편이었음에도 어플 구동 등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게 이제서야 발목을 잡는 느낌입니다.
이번 WWDC 24에서는 그동안 갤럭시에서는 꾸준히 지원해왔으나 애플이 이악물고 지원해주지 않았던 기능들의 빗장이 풀린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이걸 이제야 해주네.’가 대부분이지만 저는 그래도 꽤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물론 이제야 해준다는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그 기능들을 애플이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WWDC 24를 시작으로 애플 인텔리전스와 애플이 추구하는 업데이트가 방향이 부디 유저 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조금이나마 담아봅니다.
혹시나 이 글이 널리 퍼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아 꼭 리뷰나 심층적으로 뇌피셜을 굴렸으면 좋겠다는 기능이 있다면 해당 기능만 파고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