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5개의 숫자들은 아쉽게도 로또 당첨번호가 아니다. 이 숫자들은 세계정의프로젝트(World Justice Project, WJP)가 매년 발표하는 '법치주의 지수(Rule of Law Index)'에서 우리나라가 2015년부터 2020년에 각각 차지한 순위이다.
오는 10월 14일 우리 시간으로 오후 11시(EDT: 미국 동부 표준시 10월 13일 오전 10시)에 세계정의프로젝트는 2021년 법치주의 지수를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방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정의프로젝트에 따르면, 2021년 법치주의 지수에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한 구조적인 불평등과 누적되어온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법치주의 지수는 139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일반가정 13만8000개와 전문가 4200명 이상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 근거하여, 지수를 산출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일상에서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세계정의프로젝트에 따르면, 이 지수를 매년 측정하여 발표하는 이유는 정책입안자들, 시민사회단체, 학계, 언론, 일반시민들, 기업체, 법률가들에게 현재의 동향과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법치주의 지수는 크게 여덟 가지 세부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1. 권력기관에 대한 통제(Constraints on Government Powers)
2. 청렴도(Absence of Corruption)
3. 열린정부(Open Government)
4. 기본권(Fundamental Rights)
5. 질서와 안전(Order and Security)
6. 규제의 수준(Regulatory Enforcement)
7. 시민권의 보장 수준(Civil Justice)
8. 형사사법제도(Criminal Justice)
2015년부터 2020년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총괄지수와 세부지표 순위와 점수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각 지표의 만점 값은 1이다.
※ 괄호 안에 표기된 숫자가 점수이다.
▲ 우리나라 법의 지배 지표 순위와 점수 표(2015년~2020년) 2015년부터 2020년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총괄지표와 세부지표 순위와 점수를 정리한 표
8개의 세부지표 중에서 우리나라 순위와 점수가 가장 낮은 영역은 0.67점(28위)을 받은 세부지표 2번인 '청렴도(Absence of Corruption)'이다. 구체적으로 청렴도는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2.4.입법부의 공직자들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공적 지위를 사용하지 않는다(Government officials in the legislative branch do not use public office for private gain)'라는 항목에서 0.32점(64위)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받은 이 하위요인의 점수는 감비아(0.42), 미얀마(0.57), 방글라데시(0.38), 베네수엘라(0.42), 베트남(0.37), 시에라리온(0.34), 알제리(0.39), 앙골라(0.37), 에티오피아(0.56), 인도(0.33), 중국(0.41), 필리핀(0.41) 등의 국가들이 받은 점수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