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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내려앉아

by 초보 순례자

가만히 내려앉아 마음에 들어앉은

뾰족한 발톱아닌 뭉툭한 바닥으로

반듯한 두다리를 서있는 검은새가

여전히 까마득한 시간을 함께한다


가만히 기다리다 연필을 들어봐도

갈수록 굵어지는 남겨진 흔적따라

지우고 지울수록 선명한 검은글자

여전히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한다


가만히 기다리던 검은새 그자리에

가까이 다가가도 날개는 펴지않고

왼뺨을 내보이며 친구를 바라보니

여전히 쥐고있던 거울을 함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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