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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반짝이는 길을 걷다가

초보잡기 #@@

by 초보 순례자

가을이 반짝이는 길을 걷다가

햇살이 번쩍이며

오랜 시간 공들여 지어낸

거대한 거미줄을 보여주었다


배고픈 가을바람에

쉬이 흔들리지도 않고

지나는 구름 따라

쉽게 그 모습도 감춰버렸다


반짝일까 번쩍일까

그 가운데 어딘가일까

반쩍도 번짝도 반작도

그렇다고 번적도 아닌


차라리 검게 쓴 반짝보다

차갑게 옅어지는 반짝이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고칠게 많은 원고를 바라보며

번쩍이는 순간보다

반짝이는 순간으로

마음이 기울어진다


어느새 맺힌 나락이

뿌리내린 땅을 마주 보며

기울어진 가을이다

그런 계절이다

여전히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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