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집
날짜: 2025년 5월 31일 토요일 17시
시간: 2시간
장소: 혼자 다시 찾아간 폴라존 카메라 가게에서 사장님과 나눈 대화
글 쓰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에게 말하는 중) 유일하게 보면서 눈물이 났던 사진집. 폴라존 카메라 가게 사장님이 이 사진집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셨어.
그래서 찾아봤다.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에 (@officialandrekertesz) 대해서 (1894년-1985년). 사진 경력 70년. 정말 평생 사진 일을 한 사진가로구나. 앙드레 케르테츠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 그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평범한 삶, 그러니까 일상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그가 한평생의 삶을 사진에 받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마 삶 그 자체를 사진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우리가 살아있는 한, 일상이 사라지지 않으니.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에서, 평범한 사물을, 평범한 장면을 적어도 그는 지나치지 않았다. 그러니까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지!
*여기서 잠깐!
글 쓰는 사람도 고양이가 있다. 정확히는 가족 고양이! 나는 지금 혼자 살고 있지만 고양이는 엄마집에 살고 있다. 나도 앙드레 케르테츠처럼 책과 고양이를 사랑해서 더 찾아본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 고양이도 찍어줬다. 근데 사진을 찍으면서 더 발견한 건데 나는 우리 고양이뿐만 아니라 남의 고양이도 사랑하는 것 같다. (그치만 우리 고양이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사랑해 곰이!) 왜냐면 내 필름을 현상하고 사진들을 쭈욱 보니까 어쩜 그렇게 고양이들을 많이 찍었는지. 아마 나처럼 처음 사진 찍는 사람인데 고양이 집사라면 분명히 장담하건대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게 되실 겁니다.
평범함. 포크. 그냥 매일 사용하는 사물에 불과한 포크를 찍었더니! 폴라존 카메라 가게 사장님이 이게 바로 존재 가치에서 전시 가치로 옮겨진 사건이라고 하셨다. 정말 엄청난 걸! 요즘 사진을 찍으면서 든 생각은 카메라가 없을 때 그냥 지나쳐 갔던 장면들을, 이제 나에게도 카메라가 있으니까 (사진 찍는 사람이 카메라를 빌려주고 있다) 잠깐 멈춰서 사진을 찍게 된다는 것이다. 그냥 존재만 하고 있던 시간과 장면을 내가 사진을 찍음으로써 전시 가치를 주는 중이다. 그리고 사진 찍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건, 내가 찍은 사진들 또는 사진 찍는 사람이 찍은 사진들을 서로 가만히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보는 시간. 사진을 보고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 나중에는 꼭 빔 프로젝터로 사진을 흰 벽에 아주 커다랗게 띄어 놓고 넋 놓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싶다, 주말의 마무리처럼.
집 안 곳곳에 사진을 걸어두고 싶다. 냉장고에도 잔뜩 붙여놔야지. 현관문에도. 나에게도 가족이 생긴다면 서로 사진을 찍고, 사진을 현상해서 어떤 건 액자로 하고, 어떤 건 붙이고, 어떤 건 뽑아서 앨범으로 만들고, 어떤 건 빔 프로젝터로 가장 크게 해 놓고 감상해야지. 이런 나만의 가족시간을 만들고 싶다.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에게도 카메라를 줘서 사진을 찍어보면서 자라게 키워야지. 아이가 찍은 사진에 대해서 아이가 직접 말해 볼 수 있는 발표하는 시간도 주어야지. 우리 집에 아이만의 사진전을 열 수 있게 만들어 줘야지.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집안 곳곳에서 우리만의 전시회를 열고, 우리 집을 미술관으로 변신시키기. 나는 이걸 '의자와 낙서'라는 책을 읽고 그렇게 하고 싶어졌다. 서지형 작가님이 (@chairanddrawing) 자신의 아이들의 그림을 차곡차곡 모아서 이렇게 책으로 만드신 것을 보고 (3년 전, 책방 연희에서 (@chaegbangyeonhui) 드로잉 북토크를 혼자 갔었다). 아이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서 이약기하고, 집에서 전시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나는 아이가 있다면 사진으로 이런 시간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니까 칠드런 아트 (@childrenart.kr) 한예롤 작가님이 생각났다. 아이들과 그림과 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님이신데 나도 아이들과 이렇게 그림의 시간도 갖고 싶다. '칠드런 아트/Children Art'는 한예롤 작가와 아이들이 만나 공동 작업으로 아트를 하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어른도 참여할 수 있나요, 작가님?) 작가님이 오래오래 활동을 하셔서 언젠가 내 아이도 작가님과 같이 공동 작업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내 친구들의 아이들과 함께 사진과 그림과 책 읽기의 시간도 마구마구 열어주고 싶다. 내 안에 있는 사랑을 몽땅 꺼내서 주고 싶다. 만약 나의 가족이 안 생기더라도, 아니면 아이가 생기지 않더라도 상상은 할 수 있으니! 책과 고양이, 사진과 그림, 아이와 가족. 이게 다 사랑이 아니면 뭐람!
앙드레 케르테츠의 사진집을 보며 왜 눈물이 날 수 있는지 이제 안다. 평범함을 사랑한 사람의 시선에 담긴 사진은 마음을 잔잔히 울리기 마련이니. 이 글을 쓰면서 평범함이라는 단어를 오래오래 곱씹었다, 꼭꼭. 사진으로 삶을, 삶이 주는 평범함을, 매일의 일상을 더 기록하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책과 고양이, 사진과 그림, 아이와 가족을 기록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진 책방 이라선에서 'The Polarids' 사진집도 구매 가능하다. 그리고 이라선에서 앙드레 케르테츠의 또 다른 사진집 'On Reading'도 구매 가능하다. 이라선 스마트스토어에서는 10만 원 이상 구매 안 하면 택배비 3,000원이 붙으니 이라선을 가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겠어요!
영업시간: 화-토 13:00-19:00
인스타그램: @irasun_official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온라인 사진집 구매 가능
사진 찍는 사람: @ted_opic
글 쓰는 사람: @thesall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