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sallypark Oct 07. 2017

지금은: 제주도

엄마와 딸의 가족여행

엄마와 딸이 전부인 우리 가족


엄마와 나, 나와 엄마. 우리 가족은 이렇게 딱 두 명. 우리 가족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가족시간'을 꼭 정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서로 다르고 바쁜 스케줄 속에서 함께 시간 보내는 것만큼은 꼭 지키는 것이 가족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도 소중한 것 같다. 여행에 미쳐 사는 나와,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랑 볼 수 있을 때마다 여행을 가려고 한다!




이전 편에 올렸던 글에서 갔던 워크샵 일정 전에, 우리는 제주도에서의 가족여행을 먼저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가족시간은 같이 영화나 좋아하는 프로그램 보기, 동네 산책하기, 단골 카페에서 각자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마시기, 같이 서로의 꿈 이야기하기. 엄마는 내게 꿈에는 나이, 성별, 직업, 직장, 국적, 인종 모두 상관없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나의 인생계획을 들려주고, 엄마도 엄마의 인생계획을 내게 들려준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설계해가고 있다.



아, 그리고 가족여행을 가면 다들 유치해지나 보다! 이런 하트 손 모양도 하고 그랬다니. 하긴, 가족만큼 유치해지기도 어려울 것 같다. 우리가 가족여행을 떠나면 주로 큼직큼직한 계획들은 내가 대신 짜오는 편이다. 그래 봤자 비행기와 숙소 정하기 정도밖에 안 되지만. 아직 운전면허가 없는 나를 대신해서 운전은 엄마가 다 하고, 나는 조수석에서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또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이름이 있었으니깐. 나는 딸인 나로 인해서 그녀의 이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엄마'라는 타이틀 전, 그냥 이름 자체로 존재했던 그녀의 삶이 궁금해지고 고마워지는 그럴 때가 오는 것 같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딸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걸까.


항구와 밧줄
자전거를 타는 어느 누구


이렇게 바다 가까이 살면 바닷가에서 자전거도 타고 그럴 텐데. 스웨덴 말뫼라는 바다도시에서 살았을 때는 말뫼대학교 캠퍼스까지 집에서 자전거로 15분이면 가고, 수업 끝나고 근처 바닷가까지 또 자전거로 15이면 갔었기에 매일매일 바다와 함께 살았다. 친구들과 바다에서 피크닉도 하고, 모래에서 태닝도 하고 수영도 하고, 다이빙도 하고! 나는 스웨덴에 살면서 내가 그렇게 바다를 좋아하는지를 몰랐다. 그래서 제주 섬이 좋은 것 같다. 어디를 가도 바다를 볼 수 있으니깐.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분다!
절벽과 바다


오름 위에 있던 지구본


근처 오름으로 올라가는 올레길을 걸어가 보았다. 오름 위에 저렇게 지구본 하나가 놓여 있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그 느낌이 좋다. 아직 가보고 싶은 곳들도 많고, 살아보고 싶은 곳들도 많다. 내가 후원하고 있는 Precious가 살고 있는 우간다도 가고 싶고, 내 인생친구가 1년간 봉사단원으로 파견받았던 모잠비크도 가보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 프리다 칼로의 멕시코 집도 다시 가보고 싶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걸어보고 싶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도 타고 싶다. 어쩜 이렇게 가고 싶은 곳이 많을 수가 있지!


지구 찜하기!


엄마가 가봤던 대만도 가보고 싶고, 엄마가 항상 가고 싶었던 나라 인도도 보고 싶다. 소설책을 읽다가 나오는 장소들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작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소설 속에 항상 등장하는 나이지리아도.


제주 바다 위, 비행기


이렇게 비행기를 타고 훌쩍! 또 떠나고 싶다.



컴패션에서 필리핀으로 갔던 비전트립 멤버 중 한 명도 마침 제주도로 여행을 와서 함께 제주 바닷가 길을 달렸다, 스쿠터로! 물론, 나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뒤에 탔지만, 제주 바람과 햇살을 모두 만끽하기 좋은 날이었다. 제주도의 빨간색 등대도 좋고, 잡초 하나까지 좋았다.


제주에서의 가족사진


그렇게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행은 끝이 나있었다. 제주도에서 엄마랑 나랑 가족사진을 찍고, 나는 워크샵 일정을 하러 가고, 엄마는 또 혼자 며칠을 제주도에서 여행을 했다. 그리고 다시 서울에서 만났다. 그리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우리는 또 각자 제주도에서 따로 보냈던 시간들을 들려줬다. 다음에는 엄마랑 어떤 여행 이야기를 나눌지 기대되는 요즘. 여행 글을 올리면 오랜만에 또 전화통화를 하러 가야겠다.


 


지금은: 여행 중


앞으로 매주 토요일, 저의 여행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Breakfast: http://blog.naver.com/gkdmsinj 

Lunch: https://www.facebook.com/headshaveproject/

Dinner: https://www.facebook.com/thesallypark

Snack: https://www.instagram.com/thesallypark/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은: 제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