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titude for the Small Things
삶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뭔가 빠진 것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 마음이 지닌 일반적인 습성이다.
그러나 간절한 열망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은 후 새로워진 분위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면 놀랍게도 전혀 잘못되지 않은 면들이 비로소 우리 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 집이 아름답게 보인다. 모든 면을 고려해보면 우리는 아직 꽤나 건강하다. 오후 햇살이 마음 깊이 위안을 준다. 아이들은 때때로 다정하다. 파트너는 이따금 너른 품을 보여준다. 요즘은 날씨마저 꽤 포근하다. 어제 저녁 내내 우리는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꽤 즐겁게 일하고 있다.
감사하기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마음가짐이다. 만 22세가 되기 전에 꽃을 보고 기뻐하거나 집에서 조용하게 보내는 저녁 시간을 좋아하거나 차 한 잔, 숲속의 산책을 행복해하기란 사실상 매우 어렵다. 이때는 낭만적인 사랑이나 직업적인 성취, 정치적 변화처럼 신경을 써야 할 더 크고 웅장한 일들이 많다.
그러나 이때도 소소한 일에 완전히 무심하기란 쉽지 않다. 살다보면 일찍부터 마음에 품었던 커다란 열망이 대부분 타격을 입는다. 그것도 아주 큰 타격을. 친밀한 인간관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기도 하고 직업상 희망사항과 가능한 현실 사이의 격차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우리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세계의 속도가 얼마나 느리고 단속적인지 자꾸만 목격한다. 인간의 사악함과 어리석음, 그리고 자신의 기이함과 이기심, 광기에 넘어가기도 한다.
이제 ‘소소한 일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일들이 더 이상 거대한 운명에서 벗어나는 쩨쩨한 샛길이 아니다. 더는 야망에 대한 모욕이 아니다. 오히려 장황하게 이어지는 곤란의 한 가운데서 만나는 진정한 즐거움이다. 걱정거리를 묶어두고 자아비판의 접근을 막아내는 초대장이다. 실망의 바다에서 희망을 찾을 작은 안식처다. 우리는 토스트 한 조각에, 친근한 만남에, 느긋한 시간의 뜨거운 목욕에, 봄날의 아침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것들도 얼마든지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마 언젠가는 나빠질 것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긴다.
번역: 이주혜
편집: 인생학교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