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표현
작가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내 글은 항상 혼자만의 망상 혹은 상상에서 끝냈다.
열심히 글을 적어도 결국에는 혼자 하는 이야기.
독백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흥미가 떨어진 공부를 미루고 나는 내가 상상하던 세계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다.
마법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 대해서.
열심히 글을 적었고 혼자서 읽었다.
쓰고 읽고 고치고.
몇 번을 반복해도 마음에 드는 글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써 내려갔다.
스스로 만든 세계의 신은 나였고 모든 인물은 내가 만들어낸 창조물이었다.
하지만 결국 독백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공개된 곳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내 글을 보고 좋아해 주었다.
나의 첫 번째 예술의 표현이었다.
그동안은 했던 표현이 없는 예술 독백이 아닌 진짜 예술이었다.
예술의 표현을 시작하고 나는 내 세계에 더 빠지게 되었다.
더 현실감있고 정교하고 흥미 있는 세계를 만들고자 했다.
촘촘하게 세계를 만들었다.
그런 내 세계는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내 세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자 부담감이 생겼다.
그 세계는 더 이상 온전히 나만의 세계가 아니었다.
그걸 알아차렸을때 나는 표현을 멈추었고 내 세계의 시간은 멈추었다.
혼자만의 독백도 멈췄다.
그동안 내가 적었던 글들을 보면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형편없는 글실력이었다.
그런 부끄러움은 독백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나의 독백이 예술이 되었다.
예술의 재미를 알았고 동시에 무게감을 알았다.
몇년이 지나 성인이 되고 나는 다시 독백을 이어가고 있다.
겁이 나지만 예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글도 예술이 되려면 몇번의 첨삭과 몇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1년뒤에 이 글을 보고 촌스럽다고 생각해서 고치고 다시 1년뒤에 보고 촌스럽다 생각해 고치고 그런 독백을 반복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내 세계를, 생각을, 감정을 뱉어내고 싶다.
예술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