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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구 Jul 29. 2023

가장 청량했던 여름

그 여름, 오사카.

가장 청량한 여름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청량한 하늘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공기는 푸르렀고 하늘이 상쾌했다.


덕분에 기록적인 습도와 더위는 아무렇지 않게 버틸 수 있었다.

더움과 습함도 청량함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오사카의 푸름


오사카는 어디를 찍어도 우리 상상 속에 있던 여름의 푸른 감성이 담겼다.

이렇게 푸른 계절을 본 건 처음인 거 같았다.

청량하다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려지는 나날이었다.

엄청난 더위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지만 기분 나쁜 땀이 아니었다.


옛날 빙수


나는 걸어서 여행을 했기 때문에 길거리 음식을 보면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오사카 성에 도착하자 나의 시선은 그 앞에서 팔고 있는 빙수에 그대로 고정되었다.

각얼음을 갈아서 만든 옛날식 빙수.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빙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뭐가 문제일까.

오사카의 더위 덕분인지 청량한 분위기 덕분인지 시럽이 뿌려지지 않은 부분마저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푸른색 하늘을 닮은 파란색 시럽.

청량함을 보고있다가 어느 순간 먹고 있었다.


오사카 성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왔다.

카메라를 충전하면서 사진들을 확인해 보았다.

그날 찍은 사진들을 확인할 때 느껴지는 쾌감은 실로 엄청났다.

좋지 않은 카메라에 좋지 않은 구도, 하지만 사진은 항상 청량하고 푸르렀다.

사진은 그곳에서의 기억을 담는다.


사진에 청량함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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