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무지개, 어렴풋이 보이지만 가질 수 없는 무엇
"아따 긴 짐승(뱀)도 한 여름 묵고 한 겨울 잠자는데 사램이 일 년에 한 분 묵고 우찌 살기요. 검은 것도 흰 기라 카는 세상에 달을 해로 치믄 어떻고 열흘을 한 해로 친다 캐도 머가 그리 죄 되겄소. 일 년 열두 달도 다 사램이 맨든 기고 노래도 다 사램이 맨든 긴데 에누리 없이 사는 사람 있던가? 그래도 세상에는 거지 겉이 선한 백성은 없을 기구마. 가진 기라고는 바가지 한 짝, 하루 한두 끼믄 고만 아니오? 집도 없고 절도 없고 풀잎을 이불 삼아 발 닿는 곳이 내 집인데 무신 탐심이 있겄소. 세상에 호강하는 연놈 치고 도적질 안 하는 거 없이니께요. 안 그렇소 아지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