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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라다 Sep 14. 2023

OO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

이타적 개인주의를 위하여

  큰 아이가 2013년에 태어났으니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때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라는 내용의 육아서가 있었다. 신의진 선생님이 쓴 책이었는데 엄마가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껴야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문장을 잘못 해석해서 무조건 내 행복만을 외치는 부작용의 사례들도 보긴 했지만 이 문장 자체는 육아에 지쳐 나를 잃어간다는 생각에 힘든 엄마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다독여 주는 따뜻한 힘이 있었다. 나도 그 문장에 끌려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갔으니 말이다.


  아이를 위해 내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 아이는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이다. 그리고 아이의 행복이 곧 나의 평안과 행복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가 편안하고 행복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나도 행복해야 한다. 조금 바운더리를 넓혀보자.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가정이 편안해야 하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야 하고, 학교 생활이 즐거우려면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들도 행복해야 한다. 나와 내 이웃이 함께 행복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렇게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으니까.


  개인주의를 넘어, 우리는 초개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그 와중에 경쟁도 해야 한다. 그런 현실이 피부에 와닿으면 나도 모르게 날이 선다. 혹시라도 내가 거절을 못 해서 망설이는 사이에 호구처럼 손해를 보지는 않을까,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는 어떤 검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저 사람의 저런 행동은 나를 무시해서 하는 행동은 아닐까, 무시당하기 전에 만만하게 보이지 말아야지. 불편한 기색을 표현하려 있는 힘껏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불편한 옷을 잔뜩 껴입고 있는 것 같달까.


  사실은 알고 보면 지금 당장은 내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결국은 내 행복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기꺼이 선택한다면, 그럴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더 말랑말랑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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