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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라다 Sep 19. 2023

천리길도 한 문장부터

나를 움직이게 하는 글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20대 초반이었다. 시내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다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이 책 저책 뒤적여보다가 마음에 드는 글들을 발견하고 난 뒤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책 읽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내 모습이 좋았고,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좋았다.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소설, 특히 외국 소설은 좀처럼 읽어내는 속도가 느려 즐기지는 않지만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으면 그 작가가 쓴 책 위주로 읽는 편이랄까. 주로 에세이류를 좋아했고 자기 계발서 종류를 좋아했다. 항상 책을 끼고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힘들 때는 책을 찾았고, 책에서 찾은 글귀하나로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었다. 그렇게 책을 통해 인생을, 나를 조금씩 배워나갔다.

 

 나는 호기심이 많다. 특히 배움의 욕구가 강한 편이다. 육아를 하면서, 비록 아르바이트였지만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어.'라는 핑계로 언젠가는 해보리라 다짐하는 것들만 쌓여가고 있을 때 한 문장을 만났다.

세상에 모자란 시간은 없다. 모자란 시도와 열정만 있을 뿐이다

- 김종원의 [부모 인문학 수업] 중에서


 그때부터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서 했다. '끝까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남편의 도움으로 수요일 저녁마다 40분을 운전해서 하브루타 수업을 들으러 다니며, 그런 내 모습이 흡족했다. 바쁘게 사는 것이 나에겐 오히려 삶의 활력을 주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많은 교육을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정말 거의 매일 zoom을 하다시피 한 때도 있었다. 그런 배움과 노력들이 지금 나를 여기에 있게 했다. 그 사이사이 곡절이야 없었겠느냐마는, 그때도 나는 나를 붙잡아줄 글귀를 찾아내었고, 그 문장을 동아줄 삼아 이겨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다. 그렇게 배우고 성찰하는 삶을 살아간 지 만 4년,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았고, 죽는 순간까지 그 길은 이어질 테지만 나는 그 길 위에서 언제나 나를 움직이게 할, 그리고 나를 살려줄 문장을 만날 것이다. 이제는 그 문장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며 즐거이 걸어갈 것이다.

 천리길도 한 문장부터. 나에겐 김종원 님의 그 한 문장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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