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좋아하던 두 마음이 하나 된 날...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문득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의 가사가 떠오른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감사하게도 우리에게는 결말이 반대로 다가왔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사랑의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함께했지요"
1993년 10월 31일,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한 날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고백이라 아내는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 되었다.
그 다섯 해 전 작은 예배당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다.
당시 다니던 교회는 신앙적 만남 외에 다른 만남은 용납하지 않은 데다가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나이가 찬 것도 아니었기에
서로는 막연한 호감을 마음에 간직한 채 특별하지 않은 만남을 이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학원을 다닌 탓에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했고,
군에서 제대하자 교회와 집안 모두에서 주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결혼이 현실이 되는 나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내 마음에 자리 잡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아내와 서로의 마음이 통하게 되는 기적 같은 만남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만남은 32년이 흐른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일 당시 우리 속에 감추어져 있던 마음이 드러나지 않은 채 침묵했다면?
아마 내 아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음의 소통, 그 하나가 새로운 운명을 결정지었고
수많은 아름다운 추억의 결실을 맺어주었다.
물론, 가장 큰 결실은 무엇보다 소중한 아들의 존재였다.
이제는 아들과 마음의 소통을 하고 싶다.
또 다른 아름다운 결실을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