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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Aug 14. 2021

510호 히마리(陽葵) 짱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

비 내리는 연휴 오후, 아파트 입구에서 마트로 쇼핑을 나가는 히마리 짱을 만났다. 히마리(ひまり, 陽葵), 참 예쁜 이름이다. 태양처럼 밝고, 바라기처럼 건강하게 잘 자라라는 뜻이다. 32개월의 히마리 짱은 이름만큼이나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멀리서 보이면 달려오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공원에서 모기에 물린 얘기도 하고, 헤어질 때는 몇 번이나 뒤돌아 보며 손을 흔드는, 참  정이 많은 아이다.


히마리 짱의 아빠는 작년 말 서울 특파원으로 부임한 신문 기자로 서울에서 온  天仁네와는 조금 특별한 인연이기도 하다.  지금 히마리 짱네는 이산가족이다. 올해 초 히마리 짱의 동생들이 태어나기도 했거니와, 코로나 상황이 위중해 한국으로 이사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에 간혹 히마리 짱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러면, 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늘 반갑게 인사도 하지만,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늘 웃고, 밝은 표정이기 때문이다.



일본 보육원의 표준 보육 시간은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이지만, 대부분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아이들을 맡아 준다. 엄마, 아빠가 일을 할 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등원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도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 출생아는 전년 대비 1.9% 감소한 85만 명으로 1974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2020년 이후 결혼도 감소해 2021년의 출생아 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전체 인구의 중심 나이는 49.7세로  인구의 반이 50세 이상이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3,625만 명으로 전체 인구 1억 2,301만 명의 29.5%, 약 1/3이 65세 이상이다. 2021년 7월 현재 인구수는 전년 동기 대비 0.44% 줄어들었다.


일본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13년부터 아베 노믹스를 시행하며 다른 나라들보다 일찍 돈을 풀었고, 오랫동안 임금이 동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일본 인사원은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고 보너스를 0.15개 월치 삭감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무원의 평균 급여는 일반기업의 평균 급여보다 19엔 많은 40만 7153엔, 보너스는 일반 기업의 4.32개 월치 보다 높은 4.45개 월치였다.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의 생산성은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생산 연령 인구(15~64세)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 건강보험료, 연금 부담액이 늘어나고 있어 점점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일본의 급여 소득자는 급여의 약 25%를 제세금으로 납부한다. 히마리 짱이 성인이 되었을 때 일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까.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구립 보육원.
추석 연휴 중에도 운영 중인 키라키라보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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