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 MJ신문의 지난 50년간 소비행태 변화 리포트
지난 50년간 소비의 행태는 어떻게 변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
일본 닛케이 MJ신문(유통 신문)은 최근 창간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간 소비 트렌드를 바꾼 키워드로 ‘디지털’, ‘싼 가격’, ‘체험 소비’를 선정했다.
라쿠텐 매출의 80%가 모바일
스마트폰
손바닥에 들어가는 작은 스마트폰이 소비 방식을 바꾸었다. 2020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모바일 온라인 쇼핑 시장규모는 6조 엔(한화 약 77조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12조 엔(한화 약 132조 원)의 반을 넘는 숫자이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라쿠텐시장(楽天市場)’ 세미나에 참가했더니 이미 유통 총액의 약 80%가 모바일 온라인 쇼핑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구글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웹 검색을 하고 있던 중에 충동적으로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펄스 소비’도 늘었다고 한다.
IT 선진국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일본에서도 스마트폰은 커뮤니케이션 툴로 성장했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지의 전화가 불통이 되었을 때 안부 확인에 큰 활약을 한 것이 트윗과 페이스북 등의 SNS였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한국의 카카오톡 같은 대화형 앱인 Line이다. 지진 직후인 2011년 6월에 서비스가 시작된 LINE은 이제 우체국의 연하장 발행 서비스, 재입국 시 자가격리, 후생노동성의 건강조사,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예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1년 9월 일본의 LINE 사용자는 8천9백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MJ신문은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의 점포가 줄어드는 ‘아마존 이팩트(Amazon Effect)’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이 빨리 화성화 되었던 서적의 경우는 그 영향이 커서, 일본의 서점수는 1999년 2만 3천 곳에서 2020년 1만 1천 점으로 반으로 줄어들었다. ‘온라인 쇼핑에는 없는 매력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가 로드 샵의 숙제가 되었다고 신문은 전한다.
주)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및 진화 중이며, 2025년 경에는 온라인 쇼핑이 국내 유통의 5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2023년에는 1,150억 달러로 현재 4위인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4위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품질=싼 가격’의 의류 스탠더드를 확립한 유니클로
유니클로
우리나라에서는 노 재팬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유니클로이지만, 일본에서는 '가격과 품질의 상식을 바꾼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당시 1만 엔 이상이던 플리스(Fleece)를 1,900엔에 판매해 화제가 되었다. 싼 가격을 실현한 것은 자사에서 상품 기획으로부터 생산, 판매까지 담당하는 ‘SPA(제조소매업)’라고 부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패션성을 중시하는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패션성이나 유행보다 평상복으로서의 착용성을 추구하여 베이식하고 심플한 상품을 중국 등지에서 대량 생산한다. 또, 고객의 소리를 들어 요청을 검증·분석하고, 그 정보를 기초로 상품의 개발하는 커스터머 크리에이션 전략을 실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SPA가 이룬 것은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다'라고 신문은 분석한다. 도레이 등 소재 메이커와 원단 개발을 협업을 했다. 그 성과가 히트텍, 에어리즘 겉은 고기능 상품군의 개발이다. 타사에는 없는 독자적인 고기능 상품을 저가격으로 실현하는 체재를 만든 유니크로는 성장을 계속했다. 유니클로의 일본 국내 점포수는 1990년에 20 점포에서 지금은 800 점포가 넘는다. 일본 총무성의 가계조사에 따르면 옷 한 벌 당 가격은 1990년의 6,848엔에서 2019년에는 3,202엔으로 반으로 낮아졌다. 유니클로의 성장과 함께 의류의 낮은 가격 화가 진행되었다. 옛날에는 '고품질=비싼 가격'의 의류가 당연한 것이었다. 유니클로는 SPA로 ‘고품질=싼 가격’을 실현하여 새로운 의류 스탠더드를 확립했다.
SPA는 유니클로뿐만이 아니다. 가구, 인테리어 체인인 ‘니토리’, 작업복 아웃도어 의류 전문점인 ‘워크맨’도 독자적인 서플라이 체인을 만들어 ‘가격과 품질’을 추구하는 독자 상품을 전개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SPA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마트 각 사의 PB(Private Brand, 자체 개발상품) 상품이다. 특히 다이에이는 ‘일본 물가를 1/2로 낮춘다.’라는 이념으로 PB상품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버블 이후 90년대에는 국내 메이커 제품보다 대폭적으로 할인한 오렌지 주스, 콜라 등을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일본 사회 전체를 테마파크 화한 도쿄 디즈니랜드
도쿄 디즈니 랜드
소비의 대상이 ‘물건’에서 ‘체험’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도쿄 디즈니랜드였다. 타는 것을 즐기는 유원지는 많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대규모 테마 파크는 처음이었다. 파크에는 테마에 따른 존을 설정했다. 개업 당시 입장객 천만 명은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아 입장객 천만 명이 되었고, 1990년도에는 연간 입장객 수가 1천5백만 명을 넘었다. 1985년에는 야간 퍼레이드를 시작했고, 1980년대 후반에는 호텔을 개업했다. 2001년에 도쿄 디즈니씨가 개업하자 입장객 수가 2천2백만 명이 되었다. 2005년에는 곰 캐릭터 ’ 더피(Duffy)’가 등장하며, 관련 상품을 구매하려는 내장객이 늘어났다. 직접 만든 옷을 더피에게 입히고, 파크에서 촬영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파크 체험에 상품 구입이 더해져서 객단가도 높아졌다.
‘디즈니랜드 사회학’을 집필한 간토가쿠인대학(関東学院大学)의 아라이(新井克弥) 교수는 “디즈니랜드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테마파크화 되어왔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대형 상업시설은 상품을 사는 곳뿐만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샵을 구경하면서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테마에 따른 공간 만들기는 선술집이나 가전 양판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