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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Dec 17. 2021

그림동화, 까만 크레용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협력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그림책

어느 날, 심심해하던 노랑 크레용은 크레용 상자에서 뛰쳐나옵니다. "아 지루해! 나는 계속 새 크레용으로 있기 싫어!" 노랑 크레용은 길을 걷다가 크고 하얀 도화지를 발견했습니다. 기뻐하며, 도화지에 나비를 그립니다. “나비에게는 꽃이 필요하지?” 노랑 크레용은 다른 색깔의 크레용도 부릅니다. 빨강 크레용은 튤립을, 핑크 크레용은 코스모스를 꽃피우고, 다른 색깔의 크레용들도 잎, 나무, 대지, 하늘과 구름까지 그립니다. 그러던 중 까만 크레용이 나옵니다. 그러나, 모두 까만 크레용을 친구로 끼워주지 않습니다. 까만 크레용이 우울해하고 있는데 샤프 펜 형이 찾아와 위로해 줍니다.


반면 다른 크레용들은 그림 그리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그림이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샤프 펜 형이 까만 크레용에게 살짝 뭔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까만 크레용은 그려져 있는 그림 위를 새까맣게 칠합니다. 모두 까만 크레용이 그림을 망쳤다며 까만 크레용을 공격합니다. 그런데, 샤프 펜 형이 몸을 움직여 까만 크레용이 그린 검은색을 깎아 내자, 눈 깜짝할 사이에 멋진 불꽃놀이로 변합니다. 크레용들은 샤프 펜 형에게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샤프 펜 형은 “고맙다는 인사는 까만 크레용에게 해줘”라고 합니다. 모두 까만 크레용을 둘러싸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까만 크레용, 아까는 미안했어. 검은색이란 정말 대단하군”이라고 합니다.


작가 나카야 미와(中屋美和)는 아이들에게 ‘동료를 인정하고, 협동하는 기쁨’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림과 글 모두 그녀의 작품입니다. 글의 내용도 좋지만, 그림이 유쾌하고 이뻐서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각각의 개성을 가지는 십인십색(十人十色), 소중하고 멋진 존재인 것을 크레용으로 표현했습니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의 검은색이지만, 사실은 모두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대단한 색입니다. “나는 왜 이런 색이지?”라고 자책하며 장점이 없다고 생각했던 까만 크레용도 샤프 펜 형 덕분에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자신의 개성을 발휘합니다. 각자의 좋은 점을 까만 크레용이 끄집어냈고, 모두의 개성이 합쳐져 멋진 불꽃이 완성됩니다. 나카야 미와는 사람의 단점을 서로 지적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서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히마리(日葵) 짱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오랜만에 그림 동화책을 읽어 봤습니다만, 오히려 힐링이 되었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림 그리기, 책 읽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일, 그 상상력은 분명히 히마리 짱과 아이들의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임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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