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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Jul 31. 2022

대한민국,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일본 기자 2명의 서울발 기사 2건을 읽고

토요일, 서울에 주재 중인 일본 기자 2 명의 우리나라 관련 기사를 읽었다. 30년 간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일본을 따라잡고,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본 기자들은 우리의 현실을 더 냉철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1. 속세를 떠난 선배(’22.7.30,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 토키요시 다츠야)


 한국인 대학 선배가 속세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러 갔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 선배가 생활하는 조립식 오두막은 잡목림 속에 덩그러니 있었다. 1년 동안 주변 길을 개척하고, 10톤 저수탱크 등을 실어 날랐다고 한다. TV와 냉장고도 준비되어 있어 살기는 좋아 보인다.

주) 토키요시 기자는 한국에 3년 간 유학을 했다고 한다.


문제는 가족이다. 전업주부인 아내, 중고교생 자녀 2명과 연락은 하고 있는지,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하는지. “항상 여기 있는 건 아니야. 집에도 자주 가고 있어”. 출가한 것은 아니라니 안도했지만, 선배의 표정은 밝지 않다. “돈에 대해서는 아이에게 잘 설명하지 못하겠어…”


실적이 악화된 회사에서 쫓겨나 전화기 하나로 운영하는 자재 도매업의 수입은 미미하다. 생활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파트를 사고팔면서 발생한 차익이라고 한다. 최근 약 5년 동안에 아파트 값이 두 배가 된 한국의 부동산 거품 혜택으로 몇 천만 엔을 챙긴 것이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가 운명을 가르는 한국의 격차사회에서 ‘성공한 부류’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그는 “제대로 일하지 않는 나를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 생각 없이 오두막 주변을 개척하다 보면 그런 우울감에서 해방된다고 한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조선업 종사자들의 시위, 암호화폐 폭락으로 인한 일가 자살 사건. 한국 언론은 연일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재테크에 인생을 건 사람들이 국제 금융 정세에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20~30대의 화제의 중심은 자산운용으로 연애나 결혼이 화두로 달아오르는 일본의 또래와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한편, 운용에 성공해 안정적인 삶을 사는 40대 지인들도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다.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런 소박한 생각이 통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생활수준을 향상해 온 부모세대와의 차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전 세대와 같은 일을 계속하기는 어렵다. 일본 신문기자인 자신도 마찬가지다.


나는 앞으로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소주병을 비우고 코를 고는 선배 옆에서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국민들의 관심은 북풍이 아니라 경제, 민생


#2. 윤 대통령 지지율 30% 깨졌다('22.7.30, 도쿄신문 서울특파원, 아이사카 유타카)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5월 정권 출범 후 석 달도 안 돼 레임덕화의 기준이 되는 30% 아래로 떨어졌다. 사법 관계자를 중용하는 인사와 여당 ‘국민의 힘’의 당내 대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정권은 문재인 전 정부의 대북 관련 사건 대응에 대해 당시 고위 관계자들의 비리 추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론의 관심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지지율 부진이 계속되면 대일 외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국갤럽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로 전주보다 4% 포인트 하락. 부정 평가의 비율은 62%로 ‘인사’를 문제 삼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야당 ‘더불어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 시절 측근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했고, 사법연수생 동기인 서울대 교수를 공정거래 위원장에 앉히려 했던 것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교수는 성희롱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 취임하지 못했다.

 국민의 힘인 이준석 대표와 윤 대통령 측근과의 갈등도 타격을 줬다. 이 대표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를 맡아 올 3월 대선 승리에 기여했지만, 그 이후 과거 성접대를 받았던 의혹으로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이 대표의 진출을 싫어하는 중진의원들이 주장한 것인데, 윤 대통령이 그중의 한 명인 검사 출신 당간부에게 징계를 긍정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발각되어, 이 대표를 지지하여 대통령 선거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20~30대 남성들이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사태 타개를 위해 윤 정권은 서해에서 공무원이 북한군에서 총격을 당한 사건, 망명을 원하는 북한 선원을 송환했던 사건으로 당시의 국가정보원장 2명을 고발했다. 문 정권이 북한의 비인도적 행위에 가담했다고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관심은 경제대책 등으로 향하고 있어 지지율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면 강제징용 문제 등의 현안 해결에도 일본 측의 양보, 국민적 합의가 어려워 가능성도 있다. 있다.

  국민의 힘 관계자는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는 확고하다.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강경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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