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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Oct 23. 2023

브런치 매거진이 선배 님의 뇌졸중을 막았다

뇌졸중 전조증상 TIA(일과성 허혈 발작)

브런치에 '뇌졸중 극복기'를 처음 올렸던 것은 뇌졸중 발병 18일째였던 10월 6일이었다. 뇌신경과 병동의 집중치료실 일반병실로 옮긴 직후였는데, 그때는 혼자서 침대 밖으로 이동이 금지되어 있었다. 하루 40분 정도의 재활 훈련 시간 외에는 24시간을 거의 침대에서 누워 지내며, 최근 몇 년 만에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도 그렇지만 사실 뇌졸중 발병 직후 브런치에 글을 적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글을 한편 적는데 4~5 시간은 족히 걸렸다. 건강했을 때는 출퇴근 전철에 서서 한 편씩 적기도 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열 배도 넘게 더 걸리는 셈이다. 왼손의 마비와 감각 장애로 조그만 아이폰의 자판을 정확하게 찍지 못해 오자, 탈자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기처럼 극복기를 적어 나가고 있는 것은 손가락, 두뇌 재활훈련과 함께 실시간으로 사실을 기록함과 동시에 그때의 감정, 느낌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브런치의 ‘뇌졸중 극복하기’ 매거진 게재 후 브런치 작가님 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 지인들의 격려, 응원 댓글과 문자가 있었다. 또, 뇌졸중에 관한 문의도 적지 않다. 그중 선배님 한 분은 天仁과 통화 후 뇌졸중 발병 직전에 징후를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였다고 하니,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선배님이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났는데, 조금 어지럽고 앞이 잘 보이지 않으시더란다. 취침 자세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하며, 눈주위를 마사지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괜찮아지더란다. 그런데 안과에 가볼까 하다가 아직 이런저런 이유로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말씀을 듣다 보니 혹시 ‘TIA(일과성 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s)’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天仁도 뇌졸중 발병 후에 책을 읽고 더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TIA는 뇌졸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다.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일어나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어지럽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흐리게 또는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TIA는 대부분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발생한 혈전 조각이나 지방질(죽종 또는 플라크) 조각이 심장이나 (일반적으로 목의) 동맥 혈관벽에서 떨어져 나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가(색전) 뇌에 연결된 동맥에 머물러 발생한다. 즉,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이 통하지 못하게 되는, 동맥경화가 생겨 나타나는 증상이다. TIA가 무서운 이유는, 일시적으로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데 있다. TIA는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4시간 내에 사라지고 몸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정상으로 돌아온 후 30% 이상의 사람들에게 뇌졸중이 발생한다고 한다.


"선배님, 미루지 마시고, 오늘 당장 뇌신경과 병원에 가 보세요. 안과가 아니라 뇌신경과에 가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그랬는데, 며칠이 지나고 다시 선배님의 연락을 받았다.

"너무 고맙다. 덕분에 뇌졸중을 막은 것 같다. 몇 가지 검사를 하고, 뇌 MR도 찍어 봤는데, 동맥경화가 의심된다고 하여 약을 처방받았다."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天仁의 고교동기생인 친구의 연락도 있었다. 오래전에 아버님께서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고, 삼촌들께서도 혈압 등 심혈관계 지병이 있으시다고 한다.


"친구야, 아직 극복기를 적어 나가고 있는 중이지만, 이 극복기의 결론은 ‘뇌졸중은 사전에 막을 수 있으니 예방하자’는 것이야. 나는 가족력도 있어서 비교적 열심히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미처 피하지 못했기에 정말 안타깝고, 너무너무 아쉽다. 그렇지만, 뇌졸중은 오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관리만 잘한다면 누구나 뇌졸중은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의 원인이 이미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극복기를 연재하고 공개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 이기도 하다."


"뇌졸중에는 경중(軽重)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이만하기 다행이다 ‘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이만하기 다행이라는 天仁 조차도 몸의 왼쪽 반이 마비되고, 감각이 없어서 앉거나 서거나, 걷지도 못하고, 완치하는데 1년 정도 재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뇌졸중이 오면 시간과 비용의 로스가 너무 크다. 따라서 미리 예방하여 뇌졸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보니 뇌졸중은 이미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80~90대의 고령자들만 걸리는 병이 아니라 30~50대의 젊은 환자도 많다. 전 세계 인구 중 6명 중의 1명은 뇌졸중을 겪었거나, 앓고 있다고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있거나 의심된다면 열심히 검사받고 치료해야 한다. 天仁도 가능하면 약을 먹고 싶지 않다. 그러나, 무조건 약을 먹지 않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현명하게 잘 대처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만나자."


몸의 이곳저곳이 고장 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했다는 지인의 감사와 격려 문자도 있었다.

“재활치료 잘 받고 있는 것 맞지요? 나는 지병이 하나씩 더 늘어나니까 마음이 참 서글퍼지고 그냥 이렇게 살면 뭐 하나? 하는 우울감에 빠져 있는데 天仁의 투병일지를 보니, 막 의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내가 더 위안을 받는 것 같네요. 암튼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고 고마워요! “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더 고맙습니다, 멀리 떨어진 타국의 병상에 있는데, 이런 진솔하고, 정스러운 문자를 받는 것 만이라도 힘이 됩니다. 서로 퍼뜩 나아서 또 얼굴 맞대고 재미나게 떠들어 보입시다."

 

허접한 글이지만, 누구에게는 조금이나마 위안과 희망이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떨리는 손으로 적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글을 쓰기는 잘했던 것 같다.


힘이 생긴다.

또다시, 파이팅이다. 재활 훈련도, 극복기도.


출처 : 대웅제약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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