깼다가도 다시 잠 잘 드는 법
휴일이더라도 소파에 누워 뒹굴뒹굴 하루 종일 TV를 시청하는 일은 없다. 골프나 등산을 가거나,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읽던지 어떻게든 움직이고,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 서울에 근무할 때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에 문을 여는 센터원 웰니스의 오픈 시간에 맞춰 운동을 시작했다. 손님들과 어울려 2차 3차 술을 마시며 밤 1시에 귀가한 날도 마찬가지였다.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본래 잠이 많지는 않았던지, 백마고지 GOP 군복무 시절 이후 6시간 이상 끊이지 않고 죽 이어서 잠을 잤던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러나, 잠을 자면 빨리 잠들고, 매우 깊게 잠을 잔다.
그랬던 것이 스트레스 때문이었던지 언젠가부터는 밤에 한번 잠이 깨면 아침까지 다시 잠들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날은 당연히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하루 종일 피곤하기 마련이다. 밤에 잠이 깨더라도 스마트폰은 잡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이마저 지키지 못하는 일도 점점 늘어났다.
그러던 중, 수면 전문학자 야나기사와 마사시(柳沢正史) 교수의 수면의 질에 관한 TV 방송을 시청하고, 수면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야나기사와 교수의 말씀 중에 와닿은 부분이 있었다. “졸리지 않는데도 이불에 들어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이불에 머물러 있으면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져, 오히려 불면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잠들지 않고도 계속 누워 있으면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뇌는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깼다가 쉽게 잠이 들지 않으면 일어나 책을 읽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밤에 잠이 깨면 아예 일어나서 약 1시간 동안 금강경을 읽고, 명상을 한다.
그런데, 다시 잠드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와선명상(臥禪瞑想)‘을 시작하게 되었고, 약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와선명상이란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 호흡이나 신체 감각에 집중하며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명상‘이다. 개인적으로 하나 더 추가한 것은 ‘얕은 깊이의 하코네 온천에 누워 있는 것처럼 등과 몸이 따뜻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빨리 잠이 드는지 알기 위해 몇 번이나 호흡을 몇 번 하는지 세어 보았지만, 다섯 번 이상 세어본 기억이 없다. 와선명성을 한 후에는 마치 수면 내시경을 받는 것처럼 빠르게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을지로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도 ‘수선회(修禪會)’라는 선방에서 참선을 배웠던 경험이 있기에 명상의 효과를 잘 알고 있다. 天仁은 산행을 좋아하다 보니 걸으면서 참선을 하는 행선을 즐기기도 했다. 참선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고민하던 문제의 답이 툭 튀어나오곤 한다. 참선과 명상은 목표와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마음을 닦는 수행'이라는 점에서는 뿌리가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성철 스님은 “흙탕물을 가만히 두어 맑아지게 하는 것이 명상(수동)이라면, 깨끗한 물을 부어 흙탕물을 씻어내는 것은 참선(능동)”이라고 하셨다. 개인적으로는 참선도, 명상도 시도 때도 없이 떠 오르는 번뇌와 잡념을 알아차리고 흘려보내는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명상은 의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의학박사 이시카와 요시키 (石川善樹) 선생은 명상을 ‘집중력, 상상력, 기억력, 의사결정, 모티베이션,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업무 전반의 퍼포먼스를 향상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명상을 모든 일을 다 잘하거나 해결하는 만능의 힘을 단련하는 베이스 메서드‘라고 평한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명상을 권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명상 용어에 ’호호고레도죠(歩歩是道場)‘라는 말이 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수행’이라는 뜻이다. 산을 오를 때 정상만 보지 말고 발밑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그런 마음으로 명상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