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토 민단 한글학교 개학식

도쿄에서 아이가 한글을 배울 수 있는 방법

by 리안천인

히마리(日葵) 자매의 한글학교 개학식에 다녀왔다. 히마리 자매는 2023년 4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서울 주재원인 아빠와 함께 한국에 살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다가, 1년 전 도쿄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꽤 잘하지만, 이를 잊지 않게 하고 싶었다. 또한 한국 거주 기간이 짧아 미처 배우지 못한 '글자'를 익히기 위해 한글학교에 보냈으면 했다. 특히 한국에서 유치원 과정에 다녔던 소학교 1학년 히마리는 일상 대화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 이번 한글교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 자매가 귀국하자마자 天仁이 한글학교 입학을 권유했었는데, 아이들이 7살과 5살이 된 올해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도쿄에서 어린이가 한글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종류, 28곳이 있다. 정규 한국학교 부설 기관,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 소속 학교, 그리고 종교 및 시민단체 운영 학교 등이다. 물론, 많은 사설 교육 기관도 있다. 최근 'K-컬처' 열풍으로 일본인 자녀와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맞춤형 한글 클래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3년 전 만났던 동경한국교육원 원장님 말씀으로는, 한국 정부에서 한글 교과서 무상 보급 외에도 한국 전통 예절, 한복 체험, 음식 만들기(전, 비빔밥, 김밥, 떡볶이 등), 사물놀이, K-POP, 태권도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고 한다.


도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체계적인 곳은 신주쿠구(新宿)에 위치한 '동경한국학교 부설 토요학교'이다. 정규 학교 건물을 사용하기에 시설이 우수하고 현직 교사들이 직접 지도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버스와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하고 편도 이동 시간만 1시간 이상 걸려, 아이들이 다니기엔 무리였다. 대형 한국인 교회(동경은혜교회, 네리마교회 등)에서 운영하는 한글 수업도 고려해 보았으나 역시 먼 거리가 문제다. 결국 교육 내용이 충실하고,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우에노(上野) 소재의 '다이토 민단 한글학교(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다이토 지부 부설)'에 등록하게 되었다. 도어투도어로 50분 정도로 걸리는 나름 합리적인 거리다.


약 40명의 아이가 참석한 개학식은 간단한 기념식에 이어 윷놀이와 떡국 시식으로 이어졌다. 지난주가 설날이었기에 마련된 특별 프로그램인 듯했다. 天仁 역시 올해는 고향에 가지 못해 설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명절 기분을 냈다. 다이토 한글학교에는 재일동포, 다문화 가정, 주재원 자녀, 일본인 자녀 등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조를 나누어 우리말로 진행된 행사에서 히마리 자매는 즐겁게 윷을 던졌다. '도개걸윷모'의 규칙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익히는 모습이 대견하다.


시식 시간에는 떡국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수육, 김치, 도토리묵무침까지 푸짐하게 차려졌다. 지부 간부님들이 찬조하신 모양인데, 학부모까지 100명이 넘는 인원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일본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한국 특유의 '통 큰 대접'이다. 3년 만에 참석한 天仁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즐겼다. 특히 오랜만에 맛본 수육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주 토요일 수업에 아이들과 동행할 예정이다. 오늘날 국제 질서는 경제력과 기술 패권이 국가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다. 히마리가 살아갈 미래에는 AI를 다루는 능력만큼이나, 이웃 나라인 한국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히마리 자매가 한글을 배우며 한국과 일본을 잇는 건강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天仁의 관련 참고글: 히마리, 본격적으로 한글 공부 시작하다.


아이들을 4팀으로 나누어 윷놀이를 했다. '도, 개, 걸, 윷, 모'에 따라 '말'을 움직이는 윷놀이 방법을 우리말로 배웠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대표적인 명절 노래 '설날'을 율동고 함꼐 배웠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함께한 율동 자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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