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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Jun 03. 2020

레토르트 선물을 받았습니다

일본인 지인의 인정

요시모또(吉本)부인이 보내 주신 레토르트 식품이 냉장 택배로 도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놀랍기는 하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다. 맛 나 보이고, 고급스러운 레토르트 음식과 함께 정성스럽게 적은 카드도 들어 있다. “장인어른 부고를 들었습니다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합니다. 입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부인이 귀국하실 때까지 드시길 바랍니다.” 감동이다. 지난주, 요시모또씨를 만나 업무를 논의하던 중, 天仁이 장인상에 참석하지 못하고, 부친상에 참석했던 아내가 아직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비인도적인 외국인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던 것을 부인께도 전한 모양이다.

요시모또씨는 天仁보다 5년 연배인데, 함께 론칭 중인 세안제의 카운트 파트너다. 부인은 동경의 명문 고교 현역 교사로 일본 NHK 교육채널의 유명 강사이기도 하다. 뜻한 바 있어 행정직을 마다하고, 정년퇴직 때까지 아이들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한다. 요시모또씨 부부는 동경대 화학과 CC로 天仁과는 업무는 물론, 마음이 잘 맞아 두어 번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겠지만, 일본에서도 업무 상 만난 사람들이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서로 마음을 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시모또씨는 일본의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화학품을 정제(태블릿)화하는 기술을 확립한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개인 명의로 출원하고, 상품화된 발명특허가 30여 건에 이른다. 연구 성과의 일부는 청정에너지 산업화에 활용될 수 있어, 일본 경제산업성의 신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의 상임 자문역 이기도 하다. 특히, 독일 현지법인에 5년 간 주재한 경험도 있어 일반적으로 폐쇄적인 일본인에 비해 생각도 매우 글로벌화되고, 오픈된 분이다. 그래서, 오로지 외우기만 잘해서 동경대를 졸업하고, 일본 정부의 브레인이 되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역사에 역행하는 고급 관료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다. 그래서, 아베 정부의 잘못된 역사 인식과 비민주적인 행위를 비판하는 天仁과도 죽이 잘 맞는다.

아무튼 맛 난 음식을 보내주셨기에 너무 고맙기도 하지만 일본의 선물 문화를 생각하면 한편으로 부담스럽기도 하다. 조우또(贈答),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는 것이 일본의 선물 문화이다. 뭔가를 받았다면 답례를 해야 할 것이지만, 받았다고 바로 그만큼 되돌려 드리는 것은 왠지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를 가지고 기회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답례를 해 드려도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인과응보. 더 멀리 보고, 天仁도 더 많이 베풀며, 복을 지으면 되지 않을까. 라인으로 먼저 간단히 인사부터 전했다. “보내주신 레토르트 잘 받았습니다. 마음 씀씀이 너무 고맙습니다. 외식에 질렸는데 고맙습니다. 부인께도 안주 전해주십시오.”

“レトルト食品が届きました。お心遣いいただき、誠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毎日の外食とお弁当などで飽きていましたが、助かります。奥様にも宜しくお伝えください。略儀ながら、まずは御礼申し上げ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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