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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Jun 05. 2021

재택근무를 하면 시간은 왜 빨리 흐를까?

이번 주 일기 4편

210605 - 아날로그 대국 일본에서 백신 접종 예약하기

  백신 접종 예약을 했다. 아날로그 대국 일본에서 행정 처리는 역시 불편하다. 일본은 본인이 접종 가능한 병원을 찾아 예약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PC나 앱에서 예약을 하면 될 것 같지만, 어떤 이유인지 구청의 예약사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구청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예약,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예약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먼저, 전화로 신청하여 우편으로 예약접수 번호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한다. 요구하는 이름, 생년월일, 우편번호, 주소, 연락처 등의 개인 정보를 알려주니, 7~10 후에 우편으로 받아 볼 수 있도록 예약접수 번호를 보내주겠다고 한다. 예약 번호를 받으면, 그때 접종 가능한 병원을 찾아 예약하라고 한다.    

  한국은 앱에서 잔여 백신의 당일 예약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본은  이리 힘들게들 하시는지. 세상은 이미 디지털 세상, 메타버스 시대로 들어섰는데, 일본의 행정 부문은  이리도 아날로그를 고집하고 있는지, 그야말로 쩜쩜쩜이다.




210605 - ATM기의 백발의 노인 

  ATM에서 현금을 찾고 있는데 백발의 노인이 들어오셨다. 계속 쳐다보고 계시길래, 먼저 말을 걸었다.  

“도와드릴까요?”

“미안합니다만, 사용 방법을 몰라서요.”

소녀처럼 맑고 선한 얼굴 이시다.  

“뭐 하시려고요? 돈 찾으시게요?”

“네”

“그럼, 카드 꺼내십시오. 방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오늘은 휴일이라 은행 창구에서 일을 볼 수 없고, 이 기계에서는 카드가 있어야 돈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요? 그럼, 할 수 없네요” 하더니 그냥 나가신다.  

  오늘이 토요일 휴무인 줄 모르셨더라도, 어찌 카드도 통장도 없이 돈을 찾으러 오셨는지, 어머니 정도의 연세이신 것 같은데 중증 치매를 앓고 계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




210604 - 한국 아파트 가격 급등, 집 없는 사람의 고뇌(苦悩)   

  산케이신문(産経新聞)이 오늘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4년간 80% 올랐다는 한국의 부동산 사정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경실연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의 30평 아파트 평균 가격은 '17년 6월 6억 6천만 원에서 올해 1월 11억 4천만 원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는 ‘집 없는 젊은 층’들이 투기성 높은 가상화폐에 자산을 던지는 ‘일발역전’에 희망을 이어가고 있어, 언제 꺼져도 우습지 않은 투기 버블에 대한 걱정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다.

  전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씨도 취재했는데, 아파트 급등의 주된 이유는 공급 부족으로, 내년에 들어설 신 정권은 진보, 보수할 것 없이 수도권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측한다고 보도했다. 문 정권도 드디어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었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린다. 낮은 금리도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가격 안정은 수급 밸런스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210603 - 재택근무 중 시간은 왜 빨리 흐를까?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짧은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光陰矢の如し(こういんやのごとし), 시간은 화살처럼 참 빠르다. 2021년을 시작했는가 싶은데 어느덧 반을 훌쩍 지나고 있다. 물리적 시간은 변함이 없을 텐데 마음속의 시계가 착각을 일으키는지 코로나 긴급사태 이후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작년 시계 제조업체 세이코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자의 70% 이상이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을 느끼기 어렵고,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치바대학(千葉大学)의 이치카와 마코토(一川誠) 교수는 재택근무 위주로 휴일에도 외출하는 일도 없다 보니 출퇴근할 때보다 하루나 일주일의 편차가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자숙 기간 중에는 마음에 남을 만한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충족감이 부족하고, 운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사가 낮아지는 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끼게 되는 원인이라고도 한다.   

  이치카와 교수는 체감 시간의 주요 결정 요소를 5가지로 설명한다. ‘시간 경과에 대한 주의(注意)’, ‘체험하는 이벤트의 수’, ‘반복’, ‘지각하는 자극의 량’, ‘대사(代謝)’ 등이다.   

  시간 경과에 대한 주의란 집중력의 유무를 뜻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 버리지만, 지루한 회의 등 집중력이 계속되지 않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 이벤트의 수란,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하면, 그 일이 기억에 남기 때문에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에 비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어른들이 어린이보다 대사가 낮고, 체험하는 신선한 이벤트도 적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마음이 바빠서 일까. 시간이 더 빠르다고 느끼는 이유는 코로나 긴급사태로 원하는 일을 해보지 못해, 목표로 하는 성과를 낼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는 안타까움 때문인 듯하다.

신청 후 10일 정도 걸리는 우편물의 예약접수번호가 있어야 백신 접종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 사이트를 클릭하면 에러가 뜬다.
얼굴 표정이나 복장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분인데, 중증 치매를 앓고 계시는 모양이다.
도키요시 다츠야(時吉 達也, ときよしたつや)산케이신문(産経新聞) 서울 특파원은 문 정부가 들어선 후 서울시내 30평 아파트 가격이 80% 올랐다고 보도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생활의 강약을 느끼기 어려운 경향에 있다. 또, 일·생활 모두 '시간이 빨리간다' 라고 느끼는 비율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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