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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Jul 08. 2021

괴물 투수의 은퇴와 니토류의 신기록 경신

세대교체는 자연의 이치, 새 세상에서 또다시 도전해야

헤이세이(平成)의 괴물 마츠자카(松坂) 은퇴,

헤이세이(平静)의 니토류 미일(통산) 50승.

마이니치 신문이 동음이의어인 헤이세이로 운을 맞추어 제목을 뽑고, 양 면이 함께 보이도록 편집한 기사를 실었다. 한 세대가 가고,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은 우리네 삶에서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헤이세이(平成) 시대 최고의 투수의 은퇴 소식과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전도유망한 일본인 선수의 신기록 달성 기사가 대비되어 묘한 기분이 든다.


일본 최고 투수 마츠자카

마츠자카 다이스케(松坂大輔, 40세)는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투수다. 요코하마(横浜) 고교 재학 시절 최고 152km/h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해 ‘헤이세이의 괴물(平成の怪物)’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1998년 고시엔 야구대회 준준결승에서 일본의 전통적인 야구 명문인 오사카 부의 PL학원고교를 상대로 연장 17회까지 무려 250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승을 기록했고, 결승전에서는 59년 만에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114승)과 미국 메이저리그(56승) 통산 170승을 거뒀다. 2004년 재팬시리즈, 200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2회 연속 대회 MVP를 받았다. 이렇듯 뛰어난 활약으로 마츠자카와 같은 학년, 1980년생을 일본에서는 마츠자카세대라고 부른다.  


17년 만에 메이저리그 일본인 기록 경신한 오타니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27세)는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 한 야구선수다. 지난주에는 6개의 홈런을 쳐서 요즘은 매일 아침 뉴스에서 그를 볼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32호 솔로 홈런을 쳐서 마츠이 히데키 (松井秀喜)가 뉴욕 양키즈 시절 기록했던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31개를 갈아치웠다. 아직 시즌이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신기록 경신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Los Angeles Angels) 소속인데, MLB 역사상 베이브 루스 이후의 유일무이한 이도류(二刀流) 선수다. 평상시에는 지명타자로 풀타임 출장하면서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선발투수로도 등판하는 투타겸업 선수다. 지명타자 제도를 운용하는 아메리칸 리그 경기에서 현재 투수 출장일에도 타석에 서는 사실상 유일한 프로야구 선수이다.


세대교체는 자연의 이치

마츠자카 선수는 최근 계속 부상에 시달렸다. 경추 내시경 수술을 받은 후에 올 시즌에는 한 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했다. 구단은 은퇴 소식을 공식 발표하면서 그가 심신 모두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득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의 노래, ‘흐르는 강물처럼(川の流れのように)’이 생각난다. ‘지도조차 없이 좁고, 울퉁불퉁, 구불구불한 길을 나도 모르게 걸어와 뒤돌아보니 아득히 멀리 고향이 보인다. 비 맞고 질퍽거리는 길에서도 꿈을 찾으면서 언젠가는 다시 맑은 날이 오니까’.

세대교체는 자연의 이치이다. ‘앞 물결이 스러지지 않고 바다로 돌아가면, 꺼지지 않고 온갖 노력 끝에 되살아나 뒷 물결 된다네(前浪不死回海上 浴火重生成後浪. 前浪不死回海上 欲火重生成後浪). 힘없이 밀려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츠자카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


주) 1. 헤이세이(平成)는 일본의 연호. 1989년 1월 8일~2019년 4월 30일까지.

     2. 이도류(二刀流)는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가 창시한 양손에 각각 칼 또는 검을 들고 공수를 행하는 검술에서 유래한다. 본래 ‘성질이 다른 두 종류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 최근 투수와 타자를 함께 겸업하는 오타니 선수의 인기로, 그를 칭하는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마츠자카 선수의 은퇴 소식과 오타니 선수의 미일 통산 50승을 알리는 매이니치신문(毎日新聞)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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