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원숭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적어야 한다
한국의 시험기관으로부터 보고서를 받아 일본어로 번역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90 ℃/85 %R.h. 고온 고습 밀폐 챔버에 시료 양쪽에 길이 100 mm STS관을 결합하여 시료 한쪽을 밀봉하고 다른 한쪽은 진공 상태의 샘플 시료와 6.8 Mpa의 가압 상태의 샘플 1개를 설치하여 온도의 변화성 시험을 한다.」
문장이 너무 길면 이해하기 어렵다
숨이 차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몇 번을 다시 읽어보니, 3개의 문장을 한 문장으로 만든 것으로 이해된다. ①시료의 양쪽에 STS관을 결합하고, 시료의 한쪽은 밀봉한다. ②시료의 다른 한쪽은 진공 상태의 샘플 시료들, 또 6.8 Mpa 가압 상태의 샘플 시료 1개 등 2개의 샘플 시료를 결합한다. ③+90 ℃/85 %R.h. 고온 고습 밀폐 챔버에 넣고, 온도의 변화를 시험한다. 재미로 원문을 일본어 번역기를 사용하여 번역해 봤다. 「+90℃85%R.h.高温高湿密閉チャンバーに試料両側に長さ100mmステンレス管を結合して試料片方を密封し、もう片方は真空状態のサンプル試料と6.8Mpaの加圧状態のサンプル1個を設置して温度の変化性試験を行う」 번역기도「하여, 하고」를 반복하더니, 숨이 차는지 적절하지도 않은 곳에서 문장을 한 번 끊어 주었다. 이해하기가 어려워 외국어로 번역하기 힘든 문장은 결코 좋은 글이 아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글은 번역하기도 힘들다
글이란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워야
보고서는 간결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코로나 이전에 자주 다녔던 해외출장, 귀국 비행기에 오르면 제일 먼저 출장보고서부터 적는다. 전에는 노트북으로 적었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에는 주로 ‘네이버 메모’를 사용한다. Evernote, Microsoft OneNote 등 여러 가지 메모 앱이 있지만, 네이버 라인과의 호환성이 좋고,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메리트가 있어 네이버 앱을 사용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비행기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사무실 PC에 저장된 포맷에 붙여 넣고, 프린트하여 출장 결과를 보고한다.
보고서는 한 장으로 족하다.
출장보고서는 한 장이면 족하다. “결론과 Action Plan”으로 출장 결과와 앞으로의 대응방안, 계획을 보고한다. 필요에 따라 중요한 상담 내용, 시황, 트렌드 변화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장을 넘기지는 않는다. 상세한 자료는 실무자들에게 전달하여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기획서 또한 마찬가지다. 사내외 보고서, 기획서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짓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은 간단, 명료해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이해하기 어렵다.
애매한 표현도 금물
애매한 표현, 감정적인 단어의 사용도 금물이다. “시장이 매.우. 어렵다”. 시장이 ‘매우’ 어렵다는 표현으로는 왜 어려운지, 어느 정도 어렵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 “10년 전까지 형님은 어.두.운. 성격이었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는지, 어떻게 아름다운지 알 수가 없다. 일본어에도 어미가 이(い)로 끝나는 형용사와 나(な)로 끝나는 형용동사가 있어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유명하다, 아름답다, 조용하다, 넓다, 무겁다’ 등의 형용사 표현은 구체적이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부족하지만 인생의 부사도 없애려고 노력 중
일본어에서도 오로지(ひたすら), 꽤(かなり), 비교적(わりと), 기껏(せいぜい), 너무(あまり), 하여간(どうせ) 등의 표현은 읽는 사람이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전후 문장에서 근거를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 ‘나는 약한 사람이다’,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 등의 표현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치지 않는다. 어떤 대학이 좋은 대학인지, 어떤 사람이 위대한 사람인지 읽는 사람은 알 수가 없다. 문장에서도 그렇지만, 삶에서도 불필요하게 설명하거나, 꾸며주는 형용사나 부사를 없애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
글은 크게 나누어 즐거움을 위한 글과, 비즈니스를 위한 글, 두 가지가 있다. (구라시마 야스미(倉島保美), '쓰는 기술, 전달하는 기술(書く技術・伝える技術)'에서)
소설이나 에세이는 즐거움을 위한 글이다. 내용을 음미하기 위해서 읽는 사람이 나서서 모든 것을 읽는 글이다. 글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해하며, 적혀 있지 않은 내용도 자신의 감성으로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다. 일부만 읽고 대략적인 줄거리만 알면 되는 그런 글이 아니다.
반면, 보고서, 제안서, 기획서 등의 비즈니스를 위한 글은 정보를 서로 전달하기 위해 읽는 사람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부분만 읽는 글이다. 비즈니스를 위한 글은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성, 문장이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논리성, 문서를 빨리 만들 수 있는 작업성 등이 요구된다. 따라서, 관리직을 위한 비즈니스 문서는 중요한 정보를 30초 이내에 얻을 수 있고, 한 번만 읽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중요한 정보가 기억될 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