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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Jul 13. 2020

[아무튼 이스라엘] 벤처 강국의 비밀은 실패해도 괜찮아

아무튼 이스라엘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05 day


이스라엘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강국이라고? 처음엔 뜨아했다. 유대인이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주무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은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민족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 IT기술과 창업을 주도하는 나라라고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매년 3,850개 창업이 이루어지는, 전 세계에서 인구수 대비 가장 밀도 높은 벤처 창업국가이다. 창업의 바이블이 된 나라 이스라엘.


또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이스라엘인 회사가 유럽대륙 전체 사람들이 만들어낸 회사보다 많다고. 물도 그 어떤 자원도 없는 중동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어떻게 오늘날 1인당 벤처 창업 비율, 나스닥 상장 기업 수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출처: https://youtu.be/5IbiSRs135A



recipe 166. 다브카 문화

이스라엘은 이제 주변국들이 무시할 수 없는 강소국으로 성장했다. 국민 스스로도 'Startup nation(창업국가)'라고 칭할 만큼 자부심 또한 대단한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은 사실 우리나라처럼 땅과 자원이 많이 없는 나라다. 이스라엘의 경제 도시 텔아비브만 가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도로 위의 자동차들은 모두 한국, 일본, 유럽, 미국 등지에서 수입한 차들이고 가전, 생필품도 모두 수입품이다. 도시의 중심가를 한 시간 넘게 거닐어도 주물 공장, 디자인 사무실 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한국보다 1만 달러나 높다... 이럴 수가.. 자체 생산력을 키울 수 없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를 팔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스라엘을 지금의 창업 국가로 만든 첫 번째 밑거름이 되었던 것.


특히 이스라엘은 ICT 관련 스타트업 굉장히 두각을 드러내는데, 나라의 특성상 잦은 전쟁으로 물류가 고립되어 있고 교역로가 없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세일즈 할 수 있었던 것이 ICT뿐이었던 것이다. 또한 테러조직을 파악하기 위한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사이버 보안기술이 압도적으로 1위인 나라이다. 비자마스터 계좌 추적은 통상 반년 정도 걸리는 일인데 이스라엘 스타트업 5명이면 5일 만에 끝낸다는 말도 한다.


사실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천국이 된 이유는 실패를 용인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브카(Davca)' 문화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의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다브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하리란 뜻.


실패와 시행착오를 해도 상관없다. 청년들은 도전하고, 책임은 사회가 진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에서는 창업을 개인의 영리 추구보다는 공공 발전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 결코 남의 실패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출처: http://naver.me/xNOWTmfM

https://youtu.be/nsZMJSSGsxc



recipe 167. 요즈마 펀드

그렇다면 실패한 스타트업을 이스라엘은 사회에서 어떻게 책임을 지고 있나? 이스라엘 정부는 실패한 창업자에게 첫 창업 때보다 더 많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자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런 나라가 다 있네.. 우리는 한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너무 어려운데.. 창업지원자금도 받는 사람만 계속 받는다.. 실패하면 끝이다는 인식이 워낙 강해 청년들도 배포크게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에서는 매년 1000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난다. 물론 이 중 2%만이 성공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요즈마펀드 등은 실패한 98%의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이미 따로 관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실패 이전보다 20% 이상 많은 추가 지원을 제공한다. 젊은 창업자라면 도전해볼 법한 환경과 제도를 제대로 갖춘 것.


출처: https://youtu.be/1dMr-Z1o_x8


요즈마 펀드의 이갈 회장 또한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성장하는 것에 가장 큰 발판이 된 것은 '방임'이었다고 한다.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독려했을 뿐이라고. 자연히 창업자들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아이템을 고민하게 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게 된 것이 비결이었다고 하는데..


출처: http://naver.me/FrCtWsnQ


이런 이스라엘을 본따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한국형 요즈마펀드를 결성했었고, 판교에는 요즈마 캠퍼스가 설치되었다. 역시 우리나라는 따라하기의 천재. 한국형 슬러시, 한국형 에꼴42, 한국형 요즈마펀드까지. 앞서 소개한 핀란드, 프랑스편에 이어 이스라엘편까지 우리나라의 벤치마킹의 노력은 참 대단하다라고 밖에는.. 모든 것을 한국형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저 불굴의 의지. 의지의 한국인..



recipe 168. 후즈파 정신

이스라엘도 우리처럼 징병제로, 군대에서 소위 기업가 정신, 창업 정신을 배양해가지고 나온다고 한다.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와 달리 이스라엘은 워낙 인구수가 적기 때문에 군부대 만들었을 때 상급자 밑에 하급자의 비율 미국이 1:9라면 이스라엘은 1:4 정도로 작다.


그래서 장병과 사병의 관계가 보다 수평적이고, 전 군조직이 사병들에게도 일급비밀 공유를 많이 하는데 누구 한 명이 그 사람만 기밀을 알고 있다가 사망하게 되면 아무도 상황을 모르게 되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런 핸디캡 때문에 모든 사병들에게 장병 이상의 상황인식, 문제해결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군대에서 문제해결 능력, 혁신성, 순발력을 길러주고 철저히 시험을 봐야 하니, 그 보직이 나중에 사회에서도 창업 등에 활용되는 것.


출처: https://theuraus.tistory.com/4467

https://blog.naver.com/gzero1728/221903379355

https://youtu.be/6UlqtUak8GI


게다가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단일민족 국가지만, 다문화 사회인 탓에 상호 간에 존중과 이해가 불가피했다. 이러한 사회 환경 탓에 다양한 문화와 생활습관에 대해 존중하는 분위기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 정도면 애초에 '창업국가'가 되기 위해 만들어진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사실 유대인의 정신이라고 하면 '후즈파 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후즈파(CHUTZPAH)'는 '무례, 뻔뻔, 철면피'를 뜻하는 히브리어로 '용기, 배포, 도전'과 같은 뜻이기도 하다. 후츠파는 권력자 또는 권위자에게 자기 생각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용기의 바탕이 되는 정신으로, 자신 역시도 권위와 권력에 안주하지 않고 상대의 생각을 잘 들어보거나 자만심을 내려놓고 냉철하게 자신을 평가하도록 하기도 하는 것.


이스라엘의 창업 기질은 이런 당당함에서 비롯된 것인데 일종의 선진국 스타일의 오픈 마인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무례하다고 평판하기도 한다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절대선도 없고, 상하관계도 없고, 내가 믿었던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후즈파 정신으로 굽힘 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생겨났고 이것이 이들의 제일 큰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나는 해마다 1월 1일이 되면 그해의 키워드를 정한다. 그해의 과제, 목표라고 해야 할까? 그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이유로 항상 다이어리에 한 단어를 적어보는데 올해가 시작되면서, 2020년 선정한 키워드가 'Gut'이었다. 'Gut'은 바로 '배짱'으로, 올해는 무엇보다 '배짱 있게, 자신 있게, 당당하게, 배포 크게 도전정신을 키워가자'가 나의 목표였다. 배짱 있게 나아가지 못하고 적당하게 살아왔던 지난 나를 버리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했고... Gut이 이스라엘 민족의 창업 기질과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들에게 배울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던 이스라엘라는 나라에 관심이 생기네.. 앞으로 친해져야겠다. ^^   




목표일: 105/365 days

리서치: 168/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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