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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Apr 19. 2020

[부록] 숨 그리고 테드 창

북홀릭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43 day


테드 창의 단편들은 보르헤스와 좀 닮아있다. '숨'의 첫번째 단편인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은 보르헤스의 '픽션들' 가운데 '칼의 형상'과 어딘지 기시감이 든다. 보르헤스풍의 우화적인 이야기를 테드 창만의 감각으로 살려냈다고 해야하나. 과학적 사실을 더하고 거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서.


https://youtu.be/T406fmGnnfk



recipe 64. 테드 창 '숨'

테드 창의 책 '숨'의 마지막 단편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은 우리가 하는 ‘선택’의 무게를 다루고 있다. 나의 인생은 내가 내린 선택의 결과이자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BD(Birth/Death)사이에 C(Choice)라는 얘기도 많이 들어왔다. 예전엔 어떤 선택을 하고 난 이후, 후회가 남거나 미련이 남아 있을 땐 과연 나의 결정이 옳았는지를 수십번도 더 곱씹던 때가 있었다. 그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양자역학의 평행우주설이었는데 내가 가지 않은 길을 평행우주에서의 나는 이루고 있을꺼야.. 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괜찮아진다. 라라랜드의 마지막씬처럼..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은 프리즘이란 도구를 통해 자신의 평행우주를 볼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나의 최애 호기심을 작가가 마치 들여다보고 상상해서 펼쳐놓아준 듯 해서 신비했다. 나의 선택은 곧 나를 형성하며, 나의 선택은 곧 나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택의 순간마다 분기되는 나의 평행우주가 있다면 나는 꼭 이 세계. 지금 이 순간. 꼭 선한, 좋은 선택을 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말하는 주인공 데이나. ‘행동’은 날씨나 기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성격과 일치하는 행동이 한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격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행동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다. 만약 당신이 동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에게 짖었다고 강아지를 걷어차는 평행세계는 없다. 언제나 법을 준수했던 사람이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갑자기 편의점을 터는 세계도 역시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매 순간 선택은 분명 중요하다. 이 세계에서 분명 선하게 행동한다면, 미래에 분기될 평행세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고, 선한 선택을 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미래에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 될 나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나의 선택은 이 세계의 나의 행동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미래에 분기할 나의 모든 버전들에게도 그런 변화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많은 나에게 어떤 가능성을 보장해줄 지는 나의 지금에 달려있다.


꼭 선과 악의 선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의 우리의 선택들이 인생에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의 선택이 빚어나갈 방향성,  나의 선택이 만들어갈 그 길, 그 색깔대로 온 우주의 나의 평행우주속 세계들이 일제히 물들어가는 환상적인 광경을 그려본다. 나의 선택이 나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신이 창조한 우주가 아닌, 과학이 증명해낸 우주가 아닌, 내가 창조한 우주를 나는 살아간다.



목표일: 43/365 days

리서치: 64/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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