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주말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64 day
언어는 후천적 학습이 아니라 선천적인 능력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나고 말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참 신기한데, 언뜻 생각하기엔 부모가 하는 말을 듣고 보고 익히면서, 언어를 학습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는 종이 진화해 오면서 발현된 문법유전자라는 것이 내재해 있다?는 새로운 관점의 책을 접하고, 다시 한번 인간은 미지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대단한 핑커님.
핑커는 언어를 문장과 절, 구, 단어, 형태론, 음소 단위로 쪼갠 뒤 이런 요소들이 모든 언어에 공통으로 나타남을 보여줌으로써 언어가 문법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우리 뇌 속에 입력돼 있는 보편적인 문법을 따라 이뤄지는 '본능'임을 이야기한다.
recipe 248. 스티븐 핑커 '빈 서판'
인간은 빈 서판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인간은 빈 서판이다?
육아의 관점에서 nature vs nurture은 논쟁적이다. 스티븐 핑커는 계몽주의 시대에 통용되었던 '빈 서판' 이론에 대해 다소 반대적인 생물학적 환원주의자의 입장을 취하며,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통찰했었는데. 최근 '지금 다시 계몽'이란 책으로 돌아온 그는, 인간이 환경과 경험에 의해 좌우되는지 아니면 본성과 유전자에 의해 좌우되는지 그 견해 간의 균형추를 시대의 큰 흐름에 따라 적절히 균형 맞추려고 부단히도 고집스럽게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youtu.be/0keUn4Gtx4o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블로거가 있어 그의 말을 인용해본다-->> 스티븐 핑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글에 사고의 흐름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는 정보를 대하고 어떤 주장을 겸허히, 이성적으로 밀고 나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예민함을 잃지 않고, 어떤 오류에 빠지지 않고.(사용한 데이터의 문제는..어쩔 수 없고...) 그의 책은 생각하는 법, 사고하는 법, 정보를 선별하고, 논리적 오류를 판단하고, 조직화하는 능력을 훈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두고인 것 같다. 그 자신이 책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움과 함께 실질적인 사고 방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핑커는 논픽션으로서의 책의 역할을 200퍼센트 다 만족시켜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물론 다른 매체라고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책이 무엇보다도 효율적으로 길러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책의 역할이 뭐냐는 말이 나오는 지금 시대에 내가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가다. 그가 보이는 예민함과 기민함, 겸허함이 존경스럽다. 그런 점에서 핑커의 책이 감동적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가 각 주장에 대해 꼼꼼히 반론을 제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밀고나가 끝내 결론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건 마치 한 인간이 독자적인 나로 서게 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그의 책에선 소설과 같은 감동이 느껴진다. 그의 글 스타일은 정말 긴 호흡에 걸맞다. 그리고 긴 호흡의 글을 좋아하는 나에게 걸맞고. 핑커는 개인적으로 쭉 좋아하는 학자가 될 것 같다.
출처: https://blog.naver.com/lho9217/221197220392
recipe 249. 스티븐 핑커 '언어본능'
p.22 언어 능력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주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를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 지구 상 어디서나 두 명 이상만 모이면 그들을 곧 말을 주고받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말을 건넬 상대가 없으면 자기 자신에게, 기르는 개에게, 심지어 풀포기에게까지 말을 건다.
인간의 사회적 관계에서 승리는 빠른 자가 아니라 말 잘하는 이에게 돌아간다. 청중을 사로잡는 연사, 부드러운 혓바닥을 가진 바람둥이, 완고한 부모의 고집을 꺾고 끝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고 마는 어린아이들 말이다. 그래서 뇌 손상으로 인해 말을 잃어버리는 실어증은 참혹하다. 심한 경우에는 가족들조차 그가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고 느낀다.
우리는 보통 언어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문화적 발명이고, 인간과 여타의 동물들을 구분 짓는 미증유의 생물학적 사건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언어가 생각에 깊이 스며 있으며, 때문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해석한다고 알고 있다.
p.24 하지만, 이 책에서 스티븐 핑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러한 상식적인 견해들이 죄다 틀렸음을 확신시키기 위해 서술할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 죄다 틀린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언어는 시간 읽는 법이나 연방정부 운영 방식을 학습하듯이 학습하는 문화적 인공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뇌의 생물학적 구조의 일부이다. (언어를 일련의 습관 형성으로 보는 행동주의적 관점과 대비됨)
언어는 복잡하고 특화된 기술로서, 의식적 노력이나 정규 교육 없이 어린아이에게서 자연발생적으로 발달하며, 그 저변의 논리에 대한 자각 없이 전개되며, 모든 개인들에게서 균질하며, 정보처리나 지능적 행동에 필요한 더 일반적인 능력들과 구분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인지과학자들은 언어를 심리적 능력, 마음의 기관, 신경시스템, 연산 모듈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핑커는 좀 색다르게 발아들일지도 모르는 ‘본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싶다고 한다.
거미의 거미줄 치기는 어떤 천재 거미의 발명품이 아니며, 적절한 교육을 받거나 건축이나 건설업에 적성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거미는 거미의 뇌를 가지고 있으며, 이 뇌가 거미줄을 치도록 거미를 충동하고, 그 일에 집요하게 매달리게 만든다.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은 때문이다. 거미줄과 언어 사이에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핑커는 우리들이 이과 같은 방식으로 언어를 바라보도록 설명할 참이라고 한다. 직립보행이 문화적 발명품이 아니듯, 언어는 문화의 발명품이 아니다. 언어는 상징 사용의 일반 능력을 보여주는 징표도 아니다. 세 살배기 아이도 문법의 천재다. 그 아이가 시각예술, 종교 상징, 교통신호나 기호학 과정의 온갖 것들에게 대해 뭘 아는가? 자연의 장기자랑 대회에서 우리는 다만 날숨을 조절하여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우리만의 요령을 가진 영장류의 한 종일뿐이다.
p.29 20세기에 들어와 언어가 본능과 흡사하다는 가장 유명한 주장을 한 사람은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이다. 오늘날의 언어학과 인지과학 혁명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촘스키는 언어와 관련해 두 가지 근본적인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1) 정신문법: 어떤 사람이 내뱉거나 이해하는 모든 문장은 사실상 우주 역사상 최초로 출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어조합이다. 따라서 언어는 반응의 레퍼토리일 수 없다. 틀림없이 우리 두뇌에는 유한한 단어들의 목록으로부터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책이나 프로그램이 담겨 있다. 우리는 그 프로그램을 ‘정신문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
2) 보편문법: 어린아이들이 이 복잡한 문법을 재빨리 그리고 정규 교육 없이 전개하며, 난생처음 부딪치는 새로운 문장 구조들에 일관된 해석을 가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촘스키는 어린아이들이 모든 언어들의 문법에 공통된 하나의 설계도, 즉 ‘보편문법’을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 보편문법을 통해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서 통사론적 유형을 포학해 낸다고 주장했다.
P.32 내가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촘스키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의 재탕이 아니며, 이야기하는 방식도 다르다. 촘스키는 자신이 주장하는 언어 기관의 기원에 대한 해명과 관련하여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회의를 표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나는 눈이 그러하듯 언어를 하나의 진화적 적응으로 간주하고, 그 주요 구성 부분들은 중요한 기능들을 수행하도록 디자인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촘스키와 핑커는 둘 다 언어가 행동주의적 습관 형성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타고난 생물학적 특성을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촘스키는 LAD라는 생물학적 기제를 유전적으로 전제하는 반면, 핑커는 진화적 적응으로 본다는 의미인 듯)
왜 우리는 인간의 언어가 생물학의 일부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이 이 책을 다루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출처: https://youtu.be/MJCDV_1LtvQ
>> 소쉬르: 지난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주도했던 이 구조주의 언어학이라는 언어 연구는 인간의 언어 지식이 후천적 경험에 의해 축적된다는 경험주의/행동주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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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촘스키: 1950년대에 들어 촘스키가 생성문법을 체계화하면서 언어에 대한 인식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된다. 언어가 인간을 인간으로 특징짓는 종 고유의 변별 자질이며, 선척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이 한정된 단어 목록으로 무한히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신문법과, 모든 언어의 문법에 공통된 하나의 설계도, 즉, 부모의 말에서 통사론적 유형을 포착해 낼 수 있게 해주는 보편문법을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 스티븐 핑커: 그러나, 핑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그는 언어를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종 고유의 변별자질로 보는 기존 관념을 거부한다. 언어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의사소통 방법이며, 다른 종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의사소통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어란 거미의 직조기술이나 박쥐의 음향탐지능력과 같이 진화상의 오랜 적응 과정을 거쳐 생겨난 하나의 본능이라는 거대한 이론을 엮어낸다. 또한, 그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6천여 개의 언어에는 보편적인 심층 구조가 있으며, 이것이 문법유전자에 입력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문법유전자가 존재하는 12살 이전의 아이들이 체계적인 교육이나 훈련 없이도 어떤 언어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언어에 관한 연구는
언어체계 자체를 규명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인지구조, 뇌의 작동 방식, 나아가 인간의 마음을 해명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진정한 관심에서 출발한 언어 연구는 철학, 인지심리학, 생물학, 뇌신경학 등 인접학문을 포괄하는 학제 간 연구 분야로 새로이 각광받고 있는 인지과학의 울타리 안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인지과학의 발전은 다시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언어 연구를 대단히 유용한 학문 분야로서 자리매김하는 토대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학문의 패러다임을 염두에 둘 때 이 책 <언어본능>은 독자들이 마음과 언어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목표일: 164/365 days
리서치: 249/524 recip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