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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Jun 11. 2022

[부록] 영화 '파리 13구'

주말엔 영화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89 day


프랑스에 살았던 때가 벌써 20년도 넘었다. 그때가 파리 에펠탑에 밀레니엄을 카운트다운하는 전광판이 달려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까, 그해가 1999년도 여름. 내가 살았던 곳은 파리 13구였다. 아시안이 주로 거주하는 13구는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었다. 파리에서 흔히 보는 유럽식 건물 풍경과는 달리 13구는 아파트가 많은 거주 지역으로, 내가 살던 곳은 Tolbiac  근처였다.



그때는 잿빛 아파트가 늘어서있어 프랑스답지 않은 삭막한 도시라고 생각했던 13구가 요즘은 파리에서 가장 힙한 신시가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곳이 Travelers Choice로 꼽힐 정도로 유명해졌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파리 1대학과 '미테랑 도서관', 스타트업 공간 '스타시옹 F'도 들어서있어, 핫하고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고 하는데..


다시 파리를 가게 된다면 13구의 완전 변한 모습이 너무 새로울 것 같다.   


그때 동네 근처 차이나타운에서 '똥끼누와'라는 이름의 베트남 쌀국수를 생전 처음 먹어보았었는데, 고수 특유의 향이 코를 강하게 찔렀던 기억이 난다. 주말에 장을 보러갈 때는 한인마트에 들러서 한국식 재료나 라면을 사서 먹곤했다. 그 시절의 기억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지는데 다시 파리를 간다면 내가 살던 파리 13구의 구석구석이 궁금할 것 같다. 잠시간 파리지엔느였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recipe 279. 파리 13구

그런 파리 13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가 나왔다기에,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던 영화 '파리 13구'. 사랑이라는 관계에 있어 불안하고 서툴은 4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13구라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은 '마리 장'이라는 중국계 배우. 13구 특유의 성냥갑같은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룸메이트를 구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남자 룸메이트를 들이게 되면서 복잡미묘한 관계에 빠지게 된다.



'루시 장' 처음보는 배우인데 여러모로 꽤 매력적이라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녀의 감정선에 따라 영화를 쫒아가다보니, 어느새 그녀의 눈빛에 푹 빠져버린 느낌이었다.



자유와 낭만의 도시라고 불리는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정작 자유롭기를 원하지만 사실 늘 관계의 어려움 속에 방황하는 사람들었다. 우리가 그렇듯이..


흔히 생각하는 로맨틱 영화가 아니어서 좋았고 그래서 더 감각적인 영화였다. 오랜만에 한 밤에 시원한 맥주 한잔하며 푹 빠져본, 뇌와 몸이 모두 관능적으로 이끌렸던 영화였다.


https://tv.kakao.com/v/427892150



목표일: 189/365 days

리서치: 279/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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