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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Jul 08. 2020

[아무튼 핀란드] 노키아의 실패로 스타트업 강국이 되다

아무튼 핀란드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101 day


한 반달만에 다시 돌아온 아무튼 시리즈! 오랜만에 글을 쓰고.. 글감을 찾고.. 나름 흐름을 잡아 글을 편집하려니.. 은근히 오래 걸린다.. 하지만 왜 이렇게 힘이 날까. 오랜만에 노트북 앞에 앉아 타이핑을 하니 오른 어깨가 욱신욱신 결려오는데도 글을 쓰는 일이 기쁘다. 오랜만에 돌아왔으니 세계 여행하는 기분으로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몇 개 나라들을 한 두 주간 시리즈로 소개하려고 한다.  


핀란드 하면 예전엔 행복지수 1위인 국가, 핀란드식 교육법, 알바 알토로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핀란드식 디자인이 떠올랐는데, 요즘은 핀란드 하면 스타트업 육성으로 혁신을 이룬 나라라는 인식이 먼저 든다. '슬러시'라는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가 열리는 곳이 핀란드이며,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탐방을 했을 때 핀란드식 스타트업 생태계를 한국에도 적용하고 배우겠다면서 한-핀 스타트업 서밋과 해커톤도 열고, 헬싱키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도 짓는다고 발표하면서 이제 핀란드 하면 우리나라가 롤모델 삼아야 할 스타트업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척 강하다.   



recipe 158. 노키아의 침몰은 핀란드의 축복

핀란드는 한 때 노키아가 먹여 살리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노키아의 위상이 대단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3G 시대가 가고 4G로 넘어가면서 노키아는 이제 추억의 이름이 되었고 4G 영상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이 전 세계를 장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5G 시대가 도래했는데 이들 모두 지금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천조 기업들이지만 언제 어떻게 또 노키아처럼 언제 사라질지는 사실 알 수 없다..  


출처: https://youtu.be/ktwp_pWAKl8

https://youtu.be/QpGP8-TvBdY


공룡기업이었던 노키아의 침몰은 핀란드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오히려 노키아의 침몰이 시작된 뒤로 핀란드는 또 다른 단계로 진화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해 정부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나서 창업을 장려했던 것. 공룡기업이 붕괴하자 노키아에서 일하던 기술자들이 스타트업 시장으로 대거 쏟아져 나왔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통 큰 자금 지원 정책을 펴며 그 인큐베이터에서 '앵그리버드'와 '클래시 오브 클랜' '스포티파이' 등이 나왔다.


핀란드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술개발원(TEKES)은 말하자면 예비 창업자들의 물주다. 매년 기업 1500곳과 연구기관 700곳에 약 7천억 원을 푼다. 한 기관당 평균 3억 원이 넘는 지원금이 돌아가는 셈. 기술개발원은 2012년부터 창업지원 신청 업체 중 40여 개를 선정해 업체당 평균 150억 원씩 보다 통 크게 지원했다. 그중 75%가 2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한다. 작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에게 투자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그중 몇 개가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면 파이 전체가 커지도록 했다.  


그렇게 체질 개선에 나선 정부의 스타트업 창업 장려 정책으로 인해 핀란드 IT업계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붕괴가 핀란드에게는 축복이었다'라고 한다. 이렇게 핀란드 정부는 '하나의 큰 노키아 대신 100개의 작은 노키아'를 만들겠다는 전략에 따라 정부 주도 하에 스타트업 육성에 총력을 쏟아왔다. 2015년부터는 해마다 인구수 대비 기술혁신형 스타트업 창업이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역동적인 창업 생태계를 구축했고, 2016년에는 핀란드 전체 제조업 생산의 77%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담당했으며, 인구 550만 명 유럽 인구의 4% 밖에 안 되는 핀란드에서 유럽 전체 스타트업의 1/4이 탄생하고 있다.  


출처: http://naver.me/55BFiZk4

출처: https://youtu.be/C7cdIlzHs0k  



recipe 159. 스타트업 사우나

핀란드의 스타트업 절반을 배출하는 알토대학교. 매년 알토대학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이 100여 개에 달한다. 핀란드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알토대학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 창업했다. 알토대학은 2010년 설립 목표부터 혁신인재 양성과 창업이었다. 이 목표를 위해 핀란드의 3개 국립대학을 통합해 설립하게 된 것이 알토대학교인데 ‘헬싱키 공대 + 헬싱키 예술디자인대 + 헬싱키 경제대’다.


창업과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기술, 디자인, 경영만 골라 통합한 것. 대부분 학생들도 입학 때부터 창업이 목표다. 창업과 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지원받는다. 대학 위치도 이를 배우고 창업하기 딱 좋은 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IT회사와 스타트업 800여 개가 모여 있는 ‘유럽의 실리콘밸리’ 오타니에미 혁신단지에 있다. 핀란드 정부는 이러한 알토대학의 모델을 전국의 다른 대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교육과 연구 기능을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를 확산시켜 핀란드 전역에 혁신창업의 동력을 키우겠다는 계획.


알토대학의 교육은 이론보다 실습과 팀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며, 대학 내 창업단체도 학생이 주도한다. 학생들 스스로 창업 동아리를 구성해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으면 마케팅과 투자 유치, 사업화를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을 해준다. 행사 기획과 외부기업과의 연계 등 모든 것을 학생들이 진행한다.


출처: https://youtu.be/P4TbEN8i9r4


알토 에스(AaltoES): 대규모 창업행사들을 개최한다.

스타트업 사우나(Startup Sauna): 학생과 기업을 연결 창업컨설팅을 받도록 돕고 엑셀러레이팅한다.

헬 테크 : 매달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스타트업을 초대해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슬러시: 학생과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그러다 규모가 커지면서 전 세계 창업가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2018년 130개국 2만여 명이 슬러시 참여를 위해 헬싱키를 찾았다.

실패의 날: 또 매년 10월 13일에는 학생단체들이 연합해 ‘실패의 날’ 행사를 연다. 노키아 명예회장 요르마 올릴라 등 유명 기업인들이 학교를 방문해 실패 경험과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소개한다. 학생들은 재학 시절부터 실패에 면역이 되는 것.


알토 스타트업 센터의 화장실. “엿같은 일은 생기기 마련!,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보자”


사실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비즈니스이다... ‘스타트업 사우나’는 알토대학교의 창업 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으로 전국에 사우나가 300만 개에 달할 정도로 사우나 사랑이 지극한 핀란드 국민들의 정서가 반영됐다. 사우나를 할 때 땀에 흠뻑 젖는 것처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실제 건식 사우나를 본뜬 창업 지원 공간도 갖추고 있다.


출처: http://naver.me/xjhMmt0O

http://naver.me/5Fr1QhNv




recipe 160. 슬러시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인 '슬러시'가 올해는 코로나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의 수많은 스타트업 관계자가 서로 교류하고 투자자와 기업이 연계되는 장으로서 슬러시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스타트업 문화의 핵심이다. 우리나라도 슬러시 따라서 '컴업'을 개최하기도 했는데.. 올해 열릴 수 있을까..  


슬러시는 2008년 노키아 출신으로 '앵그리버드'의 '로비오'를 창업한 피터 베스터바카 등이 처음 만들었다. 창업자끼리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시작된 사교모임이었는데, 2011년 로비오가 앵그리버드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운영권을 알토대 학생들에게 넘겨줬다. 이후 '슬러시'는 '스타트업 사우나'를 중심으로 대학생들 중심의 슬러시 조직위원회가 개최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행사기간 입장권을 소지한 사람에게 헬싱키 시내 3일 무료 교통권을 줄 정도로 지원에 적극적이다.


출처: https://www.venturesquare.net/809842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6/2018120601322.html



핀란드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주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오랜 시간 빈곤과 싸우고 침략을 당하고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전쟁도 겪었다. 26년이나 장기 집권한 대통령이 있었으며 민족의 정신도 비슷하다. 핀란드를 상징하는 '시수(sisu)'는 불굴의 의지, 은근과 끈기를 뜻하며 양국은 모두 노키아와 삼성을 배출한 IT 강국으로 굴하지 않는 혁신으로 국가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나라이다.


하지만 핀란드는 우리와 분명 무엇이 다르다. 어릴 적 교육부터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치열한 경쟁구도에 놓여야 하고, 아무리 정부 주도하의 부동산 대책을 신통하다고 내어놓아도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심해져갈 뿐인 우리나라와 달리, 혁신 성장 복지 모두를 이루어낸 핀란드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2019년에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마디로 모두가 살기 좋은 복지국가이다. 나는 언제쯤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에서 한번 살아보나.. 핀란드로 스타트업 이민이라도 가야 하나.. 살짝 구글에서 검색해보기도...    


출처: https://youtu.be/9AT3H0ULuWc


핀란드 관광청: https://www.visitfinland.com



목표일: 101/365 days

리서치: 160/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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