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로마의 거리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공기가 아직 서늘한 이른 시간, 나는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거리 모퉁이를 돌자마자, 마침내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정말 눈앞에 있는 현실일까?"
책에서, 영화에서, 수없이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감동이었다.
콜로세움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로마의 심장이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 경기장의 규모가 더욱 실감 났다. 거대한 석조 기둥과 수백 개의 아치가 만들어내는 장엄한 구조가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도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수많은 검투사들이 목숨을 건 싸움을 펼쳤을 것이다. 황제와 귀족들이 높은 자리에서 경기를 내려다보며 환호했을 것이고, 수만 명의 로마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며 광경을 지켜봤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콜로세움의 차가운 돌벽을 만져보았다. 수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이 돌에는, 로마 제국의 영광과 잔혹함,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거대한 원형 무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관중석이 반원형으로 층층이 쌓여 있었고, 중앙에는 깊이 파인 지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곳에서 정말 사람들이 싸웠을까?"
콜로세움의 중심에는 예전 검투사들의 무대(Arena)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닥이 사라지고, 그 아래 감춰져 있던 지하 미로(Hypogeum)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에는 과거의 검투사들이 대기하던 방, 야수를 가두던 공간, 그리고 지하에서 무대로 올라가는 비밀 통로들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곳을 내려다보며, 상상해 보았다. 이 천 년 전, 이곳에서 싸움을 기다리던 검투사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곳에 서 있었을까?
나는 천천히 계단을 따라 위쪽 관중석으로 걸어 올라갔다. 로마 시민들이 앉아 경기를 관람했던 자리, 황제와 귀족들이 앉았던 높은 자리가 저 멀리 보였다.
그곳에서 바라본 콜로세움의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비록 시간이 흘러 경기장의 일부는 허물어졌지만, 이 공간을 가득 채웠던 함성과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듯했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콜로세움은 단순한 돌더미가 아니었다. 이곳은 과거가 숨 쉬는 공간이었고, 시간이 멈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