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티노 언덕, 로마 황제들의 기억이 서린 곳

by 슬로우

콜로세움의 감동을 뒤로하고, 나는 팔라티노 언덕 방향으로 향했다.


팔라티노 언덕(Palatino)과 포로 로마노(Foro Romano)는 로마가 걸어온 시간의 깊이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입구를 지나 언덕을 오르는 길은 조용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콜로세움과 달리, 이곳은 한결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오래된 돌길을 따라 걷다 보니, 눈앞으로 로마 제국의 흔적들이 하나둘씩 펼쳐졌다.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가 시작된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이곳에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고, 결국 로물루스가 로마를 세웠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언덕을 오르니, 그 옛날 로마 황제들이 살았던 궁전의 유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지금은 대부분이 무너지고 일부 벽과 기둥만 남아 있었지만, 한때 이곳이 얼마나 화려한 궁전이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발길을 옮겨 높은 곳까지 올라가니, 로마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멀리 웅장한 콜로세움이 보였고, 아래쪽으로는 포로 로마노의 유적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햇살은 부드럽게 로마를 감싸고 있었고, 바람은 천 년의 흔적을 따라 부드럽게 불어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로마의 황제들은 어떤 기분으로 이 도시를 내려다보았을까?


지금과 다를 바 없이 붉은 노을이 이 도시를 물들일 때, 그들도 나처럼 이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을까?


잠시나마, 로마의 황제가 된 기분으로 도시를 바라보다 나는 포로 로마노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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