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른 시간, 아직 로마의 거리가 완전히 깨어나기 전. 나는 트레비 분수로 향했다.
이곳은 언제나 사람이 가득한 곳이지만,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비교적 조용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갑자기 눈앞에 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분수가 등장하는 순간,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 드디어 왔다."
바로크 양식으로 조각된 트레비 분수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무대 같았다.
중앙에는 바다의 신 네푸투누스(Neptunus)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새겨져 있었고, 그 주변을 둘러싼 조각들은 로마의 신화와 역사를 담고 있었다.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 잔잔하게 흔들리는 푸른 물빛, 그리고 햇살이 닿아 반짝이는 돌조각들.
이곳은 단순한 분수가 아니라, 로마의 낭만과 전설이 담긴 장소였다.
나는 천천히 분수 앞에 섰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나 역시 등 뒤로 동전을 던졌다.
"한 번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고,
두 번 던지면 로마에서 사랑을 만나며,
세 번 던지면 로마에서 결혼한다."
나는 이미 세 번이나 로마에 왔다. 하지만 여전히 다시 오고 싶은 도시였다.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이 로마를 다시 찾게 하는 마법이라면, 나는 이미 그 마법을 경험한 셈이었다.
내가 처음 로마에 왔을 때는 2006년 여름, 이탈리아가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한 날이었다.
나는 그날 밤, 로마의 거리를 걸으며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장면을 마주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깃발을 흔들고, 자동차 경적이 울려 퍼졌으며, 어디선가 "Forza Italia!"를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갑자기 트레비 분수 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정말 저기 들어가는 거야?"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람이 트레비 분수 속으로 뛰어들어 월드컵 우승을 온몸으로 축하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환희의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그날의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낭만이 아니라, 열정과 광기가 넘치는 곳이었다.